성스러운 이클리지어 광장의 함성소리, 봉의산의 정기와 춘천 소양호의 푸르름은 한림인의 생활체였다. 그러나 언제부터인지 이클리지어가 이러한 학생들의 건전한 집합장소가 되기보다는 자동차들의 안락한 휴식터가 됐다. 이클리지어 광장 한 가운데 있는 섬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오순도순 이야기하는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됐고, 그 주의가 자동차로 둘러쌓여 주차장의 안내표시판처럼 돼 처량하게까지 보인다. 현 사회가 자동차문화 위주의 사회라고는 하지만 그러한 문화적 파급효과가 상아탑이라는 대학에까지 영향을 미쳐 학생들의 함성과 뜻의 집합장소인 이클리지어 광장을 주차장화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학교 환경을 구성하는 측면에서도 반성해 볼 문제이다.

  타대학의 경우를 보더라도 (대부분의 대학들이 우리 대학보다 크지만) 자동차의 수는 우리보다 적은 것 같다. 왜냐하면 학생들이 스스로 자가용을 끌기보다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자는 캠페인에 적극 호응하기 때문이다. 또한 외부에서 오는 손님들에게 학교의 첫인상이 학생들을 위한 공간 보다 주차공간이 더 많다은 것으로 비춰 질 수 있다. 가뜩이나 좁은 우리학교의 현실을 생각해 볼 때 필요 이상의 자가용 출입은 절제해야 할 것이다. 학문을 추구하는 대학이라면 자동차보다 학생들의 심성개발이나 학술연구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자연환경으로 가득차야 할 것이다.

  이클리지어가 빠른 시일내에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바라며 한가지 더 지적할 것이 있다. 바로 이클리지어의 명칭문제다. 언제부터인가 이클리지어는 통일광장으로 불리고 있다. 이클리지어라는 좋은 이름을 놔두고 그 흔한 통일광장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한림인의 개성을 버리는 것과 같다. 아마 신입생들은 이클리지어라는 이름조차 들어보지 못한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동제를 열었던 혹은 우리학교와 역사를 같이 했던 이클리지어가 건전한 함성으로 가득찰 수 있도록 한림인은 노력해야 할 것이다.

/ 권혁주 (경영학과·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