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졸업식 땐 꼭 마지막으로 다비드상 앞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는데…” 올 전기 학위수여식은 예년과는 달리 뭔가 허전한 기운이 감돌았다. 갑작스런 동장군의 기승도 이유였지만, 삼삼오오 모여 든 학생들과 함께 그동안 기념사진을 장식했던 다비드상의 빈자리 때문일 것이다. 늠름한 자태를 뽐내던 다비드상(성호관 앞 위치)의 자리에 이제는 철거 안내문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다.

  본교 설치 당시, 발가벗은 남성 나체의 조각상이라는 이유로 설치 반대 의견도 많았다는 다비드상은 어느새 학교의 상징인 동시에 춘천의 명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이 때문에 다비드상의 철거 소식은 본교를 비롯한 춘천 시민들까지 놀라게 만들었다는 후문.

  사람들의 관심이 많았던 만큼 동상 철거에 대한 반응 역시 다양하다. 우선, 교내 홈페이지를 통해 다비드상 철거 소식을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역시 아쉽다는 의견이 대부분. ‘leejaang'란 아이디의 작성자는 “다비드가 다시 돌아와 교정을 믿음직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움을 표현했고, 작성자 아이디 ‘dellasera' 씨 역시 “처음 입학 당시엔 다비드상 앞을 지나기가 민망했지만, 지금은 다비드가 없어 허전할 정도”라며 다비드가 있을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익명을 요구한 본교 한 교수는 “건축구조에 대한 전문적 지식은 없지만 손상을 입지 않도록 애초에 비 가리개 등의 장치를 마련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철거 이후에도 다비드 상을 폐기하지 말고, 보존해서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다비드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철거 절차에 대해 김병설 총 학생회장은 “안전상 어쩔 수 없이 철거를 한 점은 이해하지만 사전에 공지를 해서 다른 대안책을 함께 강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김 총 학생회장은 “대체물을 논의하는 회의가 열리면 학생대표들도 참석해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고 말했다.

  한편, 학생들 사이에서는 “다비드상 대신 아름다운 비너스상은 어떨까요?”라며 벌써부터 조심스레 대체물에 대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반면 식품영양학과 강일준 교수는 “대체물 선정 시 로고나 학교를 상징할 수 있는 작품이 고려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 최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