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지성의 전당으로서 학문을 연구하고 자신을 수양하는 곳이다. 하지만 지난 3월12일 밤 한림대 주변은 폭력이 난무한 무법지대였다. 새학기를 맞아 학교 주변 술집은 신입생과 재학생으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그런 가운데 정치외교학과 학생들과 체육학과 학생들 사이에 시비가 벌어졌다. 이는 거친 말싸움 끝에 격렬한 폭력을 불러 일으켰다. 싸움은 일방적으로 정치외교학과 학생이 2,3명의 체육학과 학생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하는 쪽으로 흘렀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들이 술마시고 시비가 오갈 수 있겠지만 그 시비가 부른 집단구타는 대학생들이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

  또한 여기서 그치지 않고 체육학과 학생은 지나가는 다른과 학우들에게 이유없는 시비를 걸어 또 다른 싸움을 벌였다. 그리고 급기야 지나가는 행인을 폭행하는 사태로까지 비화됐다. 경찰차가 달려오고 폭행한 학생들은 도망가기 급급했으며 그 일대는 아수라장이었다. 이게 도대체 학생의 모습인가! 더구나 체육학과 학생들은 자주 학내외 폭력사건에 연루됐고, 일부에서는 폭력을 부추긴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는 실정이다. 폭행당한 정치외교학과 학우들은 전치 2주이상의 진단이 나왔고, 그 이후 싸움을 한 통계학과의 한 학우는 실명의 위기까지 처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한편 경찰조사 결과 그날 한림대 주위의 학생폭력 사건은 무려 12건이나 됐다고 한다. 이러고도 우리가 학문을 연구하는 지성인이라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이제 이러한 문제들을 쉬쉬하면서 넘어갈 수 없다. 술마신 사람끼리 사소한 시비는 오갈 수 있다. 하지만 사소한 시비로 집단폭행에 지나가는 행인까지 구타하는 것은 도대체 말이 안된다. 이 문제는 앞서 지목한 체육학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림인 모두의 문제다. 자신이 조금만 조심하고, 상대방을 배려해준다면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이러한 문제가 계속되는 것을 우리는 자성해야 한다. 이번 학교앞 폭행사건은 심히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