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호출기, 일명 삐삐는 생활 필수품이라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사람이 가지고 있다. 다양한 삐삐멘트며, 호출음, 그밖의 여러 편리한 서비스는 삐삐의 매력으로 부각되고 이런 점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항상 호출기를 휴대하고 다닌다. 어디에서든지 사용할 수 있는 호출기는 우리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지만 때로는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삐삐음이 울려 난처하게 만들기도 한다.

  예를 들면 수업중에 울리는 삐삐가 그 경우이다. 하지만 난처해하기는 커녕 아주 자연스럽게 여기는 몇몇 학우가 있는데, 이런 학우들을 일명 ‘삐삐맨’이라 부른다. 이들은 삐삐가 수업중에 울리도록 고의적인 행동을 하기도 하고, 수업중에 호출이 오면 아무 꺼리낌없이 삐삐에 찍힌 번호를 확인한다. 이러한 삐삐맨의 행위는 자신을 드려내고 싶어하고, 남들과 다르게 보이려는 마음에서 나타나는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을 드러내고, 튀는 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이것은 일종의 방종이다.

  수업을 잘 들어야 하는 것은 학생들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리고 수업중에 교수와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기본적인 예의이다. 수업중에 울리는 삐삐는 교수를 당황하게 할 수도 있고, 수업의 흐름을 끊어지게 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교수들은 이를 묵인하지만 호출음으로 인해 수업이 끊기면 기분이 상한다는 기사를 읽은 것 같다. 삐삐는 조그마한 기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 조그마한 삐삐에서 나오는 좋은 호출음이라 할지라도 수업중의 기본 에티켓을 어긴다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나쁘게 들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대학이라는 문을 들어서면서 지성인이라는 하나의 호칭을 부여받게 됐다. 그러므로 지성인이라는 말에 걸맞게 행동해야 한다. 그것은 어렵고 대단한 말은 아닌듯 싶다. 조그마한 행동 하나라도 기본적인 예의에 어긋나지 않게 행동하는 것이 대학인, 지성인이라고 생각한다. 자유와 방종을 확실히 구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을 들어가기 전에 진동인지, 소리인지를 확인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필요하다.

/ 김종안 (생물학과·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