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학술
[학술]인간복제 이야기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02.10.15  00:00:0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학위과정을 공부할 때 도마뱀의 피부 색깔 변화를 주 테마로 연구하는 교수의 연구실 복도 벽면에는 온통 공룡 그림과 공룡 이야기로 채워진 커다란 그림이 인상적으로 걸려 있었다. 이 그림은 교수가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공룡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답례로 받은 10미터짜리 그림엽서였다.

  공룡에 대한 인간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공상소설이 『쥬라기 공원』이다. 『쥬라기 공원』에서는 이미 없어진 생물체인 공룡의 게놈 DNA를 재생하고, 이 게놈 DNA를 인공란에 주입한 후 부화시켜 공룡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쥬라기 공원』에 나오는 공룡은 현재까지의 분자생물학적, 유전공학적, 그리고 발생학적인 정보와 기술을 활용해서 만들어낼 수 없는 상상속의 동물이다. 하지만 최근에 영국에서 현재의 기술로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이 일어났다.

  약 2년 전 미국 뉴욕 타임스 기자가 발생학회에서 발표한 연구내용을 확대 해석해 대서특필하는 바람에 인간복제와 윤리에 대한 내용이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 때의 연구내용은 이번에 영국에서 만든 복제양과는 기술의 수준이 전혀 다르다. 2년 전의 연구내용은 복제기술이 아니라 일종의 생식공학기술로 하나의 수정란에서 여러 명의 쌍둥이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정도의 기술이었다. 그러나 복제양 생산기술은 현재까지의 발생공학적인 기술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일을 해냈다.

  복제양 생산과 비슷한 실험이 지금부터 약 50년 전 영국에서 수행됐다. 이 실험은 King이라는 발생학자에 의해 수행됐는데, 이 과학자는 복제개구리를 만들려고 한 것이 아니라 개구리를 사용해 생물학자들이 수백년동안 의문을 품어 왔던 질문인 ‘생물체를 구성하는 다양한 세포들이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갗를 알아보고자 하는 것이었다.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서 땅에다 심으면 뿌리가 내리고 잎이 생기면서 하나의 식물체가 된다. 이는 버드나무 가지에 뿌리와 잎을 만들 수 있는 유전자들이 있고, 이 유전자는 언제라도 기회가 주어지면 그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물의 팔을 분리하여 키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동물의 뇌세포와 팔의 근육세포는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 다 자란 개구리의 내장세포에서 핵을 끄집어내어 미성숙 개구리 알에 핵치환 수술을 했다. 이 개구리 알을 배양했더니 부화도 하고 올챙이 시기까지 성장했다. 이 실험결과는 동물의 모든 세포는 같은 유전자로 되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후 유사한 실험이 수십년 동안 개구리보다 고등한 동물에서 행해졌지만 결과는 전부 다 부정적인 내용이었다. 따라서 지금까지 고등한 생물체의 체세포는-즉 정자나 난자 등의 생식세포를 제외한 모든 세포-이미 오래 전에 분화를 했기 때문에 분화 이전의 유전자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였다. 결론적으로 성체의 체세포의 유전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메커니즘에 의해 이미 운명이 결정됐기 때문에 미분화 상태인 정자나 난자의 유전자 상태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현재로서는 복제인간을 만들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불가능을 영국 복제양 연구팀이 깨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불활성화돼 있는 양유방세포의 유전자를 활성화시켜 미분화 세포와 같게 만들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인간은 마음만 먹으면 복제인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게 됐다.

  사람은 과학의 진보를 미워하면서도 좋아하는 이중적인 일면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과학의 발전을 부추기는 분위기가 우세하면 과학을 좋아하고 분위기가 반전되면 과학이 인류를 망하게 했다고 싸잡아서 매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간복제 문제가 언론의 관심사가 되고 이와 유사한 실험을 방지하는 법령에 대한 논의도 있다고 하는데 이 논의는 과학이 발전한 나라의 이야기이고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맞지 않는 일종의 사치라고 생각된다.

  혹자는 우리나라에서는 인간복제 방지법보다는 우리의 수준을 제대로 알고 우리나라 과학의 질적인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하루라도 먼저 만들어서 우리도 독립적이고 창의성이 있는 연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과학의 경쟁력이 선진국의 5%도 되지 않는 나라에서 과학기술의 부정적인 면이나 센세이션한 면만 골라서 언론이 보도하면 새로 자라나는 우리 청소년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이나 의욕을 줄이지 않나 우려된다.

/ 최의열 유전공학과 부교수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인터뷰] “진실을 향한 진심” 1세대 프로파일러 표창원 교수 만나다
2
[보도] ‘표창원 특강’ 170여 명 참석해 성황리에 마무리
3
[보도] ‘217종 잡지부터 전 세계 논문까지’ 학우들에게 제공
4
[보도] 인문·체육비전 장학생 모집, 내달 5일까지
5
[기획] 한림학보, 취재력 기르고 특징 찾아야
6
[보도] 학생예비군, 홍천 아닌 춘천에서 실시
7
[보도] 취미·스포츠 활동하고 기숙사 상점받자
8
[인터뷰] 한 분야 연구에 열정 있으면 망설이지 말고 지원해보길
9
[시사이슈] 중국서 ‘억울한 옥살이’ 손준호 무사히 한국땅 밟아
10
[시사상식] 신문에서 보는 시사상식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성민(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