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나른한 일상 생활 속에서 상상하는 것만으로 즐거운 일이 과연 얼마나 될까? 실제로 이런 일이 그리 많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다시 대학교 새내기가 된다면?"이라는 과거 회귀적 상상은 잠시나마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즐거운 일임에 틀림없다.

  매년 초 대학의 문을 씩씩거리며 들어서는 새내기들의 상기된 얼굴 모습에서 항상 신선함과 젊은 패기를 엿볼 수 있어서 좋다. 그때마다 내가 다시 대학의 새내기가 된다면 어떻게 생활할까란 의문이 머리를 스쳐지나가곤 한다.

  의미 있는 대학생활은 자아의 확인과 올바른 자아의 형성을 통하여 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건전한 지성, 포용력 있는 열린 마음, 건강한 육체와 같은 세 가지 요건이 어우러져야만 한다. 따라서 대학의 새내기들은 이를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 해나가야 할 것이다.

  내가 다시 대학 새내기가 된다면 우선 세계철학전집을 구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 읽어볼 것이다. 이를 통하여 세계의 지성사가 어떻게 전개되어 왔고, 현대 사회는 과연 어떠한 이상을 추구하고 있는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로는 요즘이 세계화시대라고들 하니 영어와 함께 영어 이외의 외국어 하나쯤을 선택해서 공부를 할 것이다.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해 주는 방법 중 가장 기초적이고 또한 빠른 방법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가장 좋아하는 운동 종목을 하나 택해서 열심히 훈련을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건강한 육체와 함께 공정한 게임의 규칙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전음악 CD를 사서 클래식부터 국악에 이르기까지 모든 장르에 걸친 음악을 유유히 들을 것이다. 또한 세계미술사와 관련된 서적을 구해서 미술의 세계를 음미해볼 것이다. 이를 통하여 예술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자신에게 내재되어 있는 미적 감각을 새로이 발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일이 바로 “작업중이야!"라는 멘트를 날릴 준비를 철저히 하는 일일 것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 최  균 사회복지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