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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품 사용에 학교 멍든다
수저, 종이컵, 비닐봉투 등 버려지는 일회용품 너무 많아
MT, 자취생활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어…
현재 지구는 넘쳐나는 쓰레기로 병들어가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순환구조 속에서 지구는 점차 파괴되고, 쓰레기를 더 이상
처리할 수 없는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그래서인지 이제 ‘환경오염’이란 단어는 더 이상 낯설지가 않다.‘초등학생’조차 너무나 잘 인식하고 있는 정도이다. 지난 1일
‘경남지역 환경기술개발센터’가 도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환경의식 설문조사 발표에 따르면 55.1%의 초등학생이 현재 살고 있는 주위
환경에 대해 오염됐다고 답했다. 이 중 33.5%가 가장 오염된 부분을 ‘쓰레기 문제’로 꼽았다고 한다.
이처럼 쓰레기 문제는 심각한 지경이지만, 대학생들의 소비 행태는 무감각하다고 해야할 것 같다. 지난 2003년
한국가정관리학회에서 조향숙, 김시월 교수가 발표한 ‘대학생 소비자의 교내 일회용품 사용행동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이 교내에서 일주일 동안
사용하는 종이컵은 6개 정도이며 우유팩과 비닐봉투는 3개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수치를 전국의 대학생 수에 곱해 본다면 대학 내에서
소비되는 일회용품의 사용량은 결코 적지 않다.
실제 우리 대학의 주변을 둘러보면 한번 쓰고 버려지는 쓰레기가 너무도 많다. 식당에서 자유롭게 뽑아 쓸 수 있는 종이냅킨,
저렴하고 간편한 자판기 커피, 매점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는 빨대, 비닐봉투 등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축제에서 쓰이는 일회용 접시, 컵, 수저
등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것도 모자라 대학생들은 대학을 벗어나 대량의 쓰레기를 버리고 온다. 각 학부, 전공, 동아리별 MT에서 한번
쓰이고 버려지는 일회용 식기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또 다른 지역 입학생이 많은 본교의 경우 자취생활에서 쓰이는 물품이 한번 쓰이고
버려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본교 주변의 자취촌을 둘러보면 멀쩡한 침대, 이불, 옷장, 책상 등이 골목 곳곳에 널려있다. 대학가의 이런 풍경을
요즘 초등학생들이 둘러보기라도 한다면 얼굴이 화끈 달아오를 법한 현실이다.
한번 쓰고 다시 쓰고, 나눠 쓰고 또 쓰고…
국민대, 중고물품 매매장 마련, 들불축제 기간에 도입해 볼
만
사실 대학은 주거공간이 아니어서 일회용품의 사용을 피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실 때 수저, 컵 등을
일일이 들고 다니기란 영 번거로운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편리와 욕심으로 황폐해진 우리의 환경, 앞으로 살아갈 우리의 후세를 생각할 때 환경을 지키기 위한 각성된 노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지성의 상징인 대학이 쓰레기 생산의 온상이 되어서야.
쓰레기 없는 대학, 푸른 한림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다시 쓰고 나눠 써 일회용품의 사용을 되도록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본부와 학생회 등이 환경을 지키려는 의식을 갖고, 이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축제나 MT 등과 같이 식기류가 필요한 경우 봄시내 식당 등에 학생들에게 필요한 식기류를 대여한다면 일회용품의 사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혹은
학생회가 이에 필요한 용품을 구입해 그 역할을 대신할 수도 있다. 회수율이 걱정된다면 일정한 보증금을 받아 회수시 되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또 국민대학교의 경우처럼 대학 차원의 녹색벼룩시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국민대는 녹색벼룩시장을 열어 중고물품을 서로 사고파는
자리를 마련해 높은 호응을 얻었다. 오는 들불축제 기간에 이와 같은 행사를 마련한다면 학생들의 호응을 높여 축제를 더욱 풍요롭게 할 수 있다.
혹은 중고물품을 사들여 손질해 파는 ‘아름다운 가게’를 초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학생들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 자판기 커피보다는 자기 컵을 마련해 차를 타 마시고, 일회용품보다는 오래 쓸 수 있는 물품을
구입해야 한다.
또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필요한 다른 사람에게 나눌 줄 아는 생각의 전환도 필요하다. 물론 특별한 필요 없이는 소비하지
않는 검소함이 환경과 개인 경제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얼마 전 세계 44개국 177개 시민ㆍ환경운동단체가 연대해 ‘쓰레기 제로 운동’을 펼치고 자원 재활용 강화를 외쳤다고 한다.
현재 환경오염이 극에 달할 정도로 심각해졌다는 것이 전 세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시 쓰고 나눠 써 쓰레기 없는 한림 만들기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우리의 과제이다.
/ 윤동근(본사 29기ㆍ언론전공, 03년 졸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