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 얻을 수 있어

  한림 외국어관에 튜터로 들어온 지 어느덧 2달이 지났다. 외국어관을 사용하며 느낀 것은 “대체로 좋은 점이 많다"는 것이다. 뭐가 좋은지를 설명하기 전에 외국어관의 생활에 대해 호기심을 가질 분들을 위해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밝혀야 할 것 같다.

  내가 외국어관에 산다고 하면 어김없이 해오는 질문은 실제로 이곳에서 영어를 사용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영어를 잘 쓰지 않는다고 해서 벌점이나 퇴사가 있는 건 아니다. “벌점제도를 사용하자"는 건의에 대해 사감선생님은 벌점제와 같은 강제적인 방법은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왜냐하면 말하기 능력이라는 게 말을 많이 해야 느는 법인데, 벌점이 존재한다면 기숙사내의 대화가 끊기고 결국 본래 외국어관 설립 목표에 역행하는 결과를 가져올 우려가 있기 때문이란다. 외국어관 계단에는 ‘Effort', ‘discipline', ‘responsibility'라는 문구가 붙어있다. ‘responsibility', 책임감을 갖자는 말이다. 이렇듯 이곳에서는 벌점 대신 책임감을 가질 것을 강조한다.

  외국어관과 다른 기숙사의 차이에 대해 짤막하게 얘기해 보겠다. 가장 큰 차이점은 남녀가 같은 건물을 쓰는 것이다. 물론 층은 분리되어 있고 사생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층의 라운지만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한 점은 없다. 오히려 재미있다.

  이 외의 자랑을 하자면 TV와 DVD player, video가 각층의 라운지에 비치되어 있고, 지하에는 노래방 시설도 갖추어져 있다. 노래방 얘기를 하니까, 에피소드 하나가 생각난다. 노래방이 생겼다는 말에 나는 룸메이트와 함께 원정을 나갔다. 거기서 우리는 규칙을 어기고 한국어로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있던 중 사감님께 적발되었다. 그때는 정말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는 그후로 줄곧 팝송만을 불렀던 기억이 난다.

  이곳에서는 튜터를 중심으로 스터디 그룹을 편성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세미나 시간을 갖는다. 운이 좋게도 우리 팀원은 모두다 열정적이고 참여율이 좋기 때문에 나로 하여금 열심히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책임감에 이어 협동심이 얼마나 외국어관 사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느끼게 해준 부분이다.

  외국어관에 바라는 점은 ‘기숙사에 원어민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원어민이 함께 살면 영어로밖에 대화를 할 수 없으므로 수동적이기는 하나, 영어사용 횟수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외국어관에 살지 않는 학생들에게 들어올 수 있다면 꼭 들어오라고 추천하고 싶다. 요즘 대학생들은 TOEIC점수 올리기에 지나치게 집중한다. 그러나 점수는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하지 실제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반영하는 것 같지는 않다. 영어회화에서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이곳에서 본인이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활동을 한다면 한 학기가 지난 후 외국어로 말하기에 대한 자신이 생길 것이다.

/ 최소영(언어병리·3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