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나라의 특색 살린 ‘기숙사 꾸미기’에 문화도 함께 이해

  낭랑한 중국학과 사감언니의 방송으로 하루를 마감하는 점호시간이 시작된다. “커이찐라이마?"(들어가도 돼요?)라고 물어보는 중국학과 사감언니의 점호와 함께 시작되는 프리토킹 시간. 인원체크만하고 돌아가면 될 것을 이것저것 중국말로 물어보는 것도 많다. 그나마 방에서 최고 연령인 내가 차마 못 알아듣는다고 말할 수는 없는 법, 해맑은 얼굴로 방언니의 한국어 번역을 기대하는 두 동생들의 기대 앞에 나는 매일 밤 두 주먹을 불끈 쥔다!

  외국어를 전공하는 사람이건 단지 관심이나 필요에 의해 배우는 사람이건 누구나 생각해 보았을 것이 유학을 가지 않더라도 생활속에서 외국어를 배울 수 있는 기회일 것이다. 우리가 원어민과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이곳! 이곳이 바로 일석이조 외국어관이다.

  이 곳에서 생활하면서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 데코레이션 컨테스트를 준비했을 때이다. 각 해당 언어파트 학생들은 흥미롭게도 각 해당언어 국가의 기질을 닮아있었다. 내가 속한 중국어파트 학생들 또한 중국인의 기질을 참 많이 닮았다.

  중국인들은 천천히, 여유로와 보이지만 끝에 가선 벌처럼 날카롭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처음에 게을렀다. 영어파트는 부지런하게 다양한 영어권 국가들의 특색을 다채로운 영화를 보는 것처럼 표현해 놓았다. 그에 질세라 일본어 파트는 일본의 특색을 잘 살려 복도에 흩날리는 신비로운 벚꽃, 기모노를 입은 만화 주인공 등 아기자기하면서도 운치있게 표현해 놓았다. 그리고 인원이 적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파트는 방대한 러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깔끔하게 소개했다. 그러나 우리는 결국 콘테스트를 이틀 앞두고 사무실에 불려가서 왜 아무 준비 안하고 있냐는 대표사감 언니의 따끔한 훈계 아래 장식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빨간색 복주머니는 물론, 축원의 글귀, 매년 풍성함을 기원하는 물고기와 만리장성, 천안문, 고궁등, 어마어마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중국을 표현하려 노력했다. 그때 흘린 짧은 시간의 땀방울이란…. 선배오빠들의 투박하지만 정성이 깃들여 있는 가위질, 멋진 솜씨를 보여줘 혀를 내두르게 했던 친구들과 후배들, 중국 국기인 오성기를 오리면서 오성기의 유래를 자상하게 설명해 주었던 중국인 친구들 등 우리는 함께 하며 함께 중국을 닮아갔다. 아마 각 언어파트들 또한 우리가 흘린 땀방울 못지 않게 노력했을 것이다.

  일상생활에서 외국어를 쓴다는 것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다. 어릴 적부터 받아온 외국어 교육의 영향일지도 모르고 언어실력이 충분하지 못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외국어관과 같은 이러한 시도들이 우리의 교육현장에 더 많이 도입되기를 바란다.

  나는 비록 외국어 기숙사 1회 입학생이지만 앞으로 이 외국어 기숙사에 입학할 10회, 20회 학생들은 더 폭넓은 교육의 기회와 환경 가운데 세계를 꿈꾸고 세계를 표현하며 그들의 꿈을 더욱 아름답게 키워나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 김묘련(중국학과·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