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학기 처음 문을 연 외국어관. 입사 첫 날부터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각국 언어들로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이렇게 기대와 설레임으로 외국어관에서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모든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생활하기 시작한 외국어관인 만큼 학기 초에는 여러 방송국에서 취재를 나오기까지 했다. 방송하기 전날 각 언어별로 몇 명씩 인터뷰할 사람을 뽑았는데 나까지 4명이 나가게 되었다. 모두들 난생 처음 하는 방송출연인지라 카메라와 조명, 마이크 앞에서 잔뜩 긴장한 듯했다. 특히나 인터뷰할 때 몇 번이나 NG를 냈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것 또한 좋은 추억이 되었다.

  또한 다른 일반 기숙사와는 다르게 외국어 기숙사만의 특별한 행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각 언어별 콘테스트, 체육대회, 학술제 등 다양한 행사가 있어 서로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외국어관에 살고 있는 사생들끼리는 누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지 서로 다 알고 지내고 있고, 같은 언어를 쓰는 사람들끼리는 모두 친하게 지내고 있다. 

  또한 튜터링 제도가 있어 외국어 실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일본어인 경우에는 4명의 일본인 튜터와 사생 10명 정도의 소수정예로 함께 공부를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 번 두 시간씩 하기 때문에 조금 시간적인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딱딱한 일본어수업이 아닌 일상적인 대화나 최근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눔으로써 보다 즐거운 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평소 교수님께 질문하기 어려운 것들도 부담 없이 튜터들에게 질문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 또한 좋은 점인 것 같다. 튜터링 시간뿐 아니라 함께 밖에서 식사를 하거나 놀 기회도 종종 있기 때문에 기숙사 안에서 뿐 만 아니라 밖에서도 일본인들과 일본어로 대화하면서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다.

  “정말 외국어관에서는 일본어로만 말하면서 지내?” 만나는 사람마다 이러한 질문을 하곤 한다. 솔직히 일본어만 사용한다고 말하면 거짓말이다. 물론 서로의 간단한 대화, 인사정도는 아무 거리낌 없이 일본어로 주고받지만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이 익숙해져 있는 한국 사람들끼리 일본어로만 말한다는 것이 어쩐지 쑥스럽고 겸연쩍다. 또한 모두 완벽한 일본어를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일본어로만 말하다가도 서로 답답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보다 활발하게 외국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각 국 유학생들이 본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공부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외국어관에서는 반드시 외국어를 사용하도록 하는 더 엄격한 규칙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어관에서 살고 있는 학생, 자신들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 일반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고 굳이 외국어관을 선택한 이유가 일상생활 속에서 자유롭게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좀 더 나은 외국어 능력을 갖추기 위함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가 노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여러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이번학기 처음 문을 연 외국어관. 처음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사생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간다면 해가 지날수록 분명 더 훌륭한 모습으로 발전해가는 외국어 기숙사의 모습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본다.

/ 최선아(일본학과·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