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제작, 창의력 올림피아드 입상, 실용신안 출원! 어느 발명가나 사업가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다양한 경력의 주인공은 본교 2005학년도 2학기 수시모집에서 ‘발명특기자’전형으로 합격, 입학을 앞둔 권도훈(정보통신공학·1년) 씨다.

  “하루는 밥을 먹은 후 밥솥 뚜껑을 열어둔 채로 놔둬 엄마에게 혼난 적이 있어요. 그 때 문득, 냉장고 문을 열어두었을 때는 알림음이 울리는데 전기밥솥에는 그런 장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렇게 해서 그는 ‘알람장치가 내장된 전기밥솥'을 발명해 지난 2004년 7월, 드디어 실용신안으로 등록할 수 있었다. “전기밥솥의 뚜껑을 열어둔 채 일정시간이 지나면 알림음이 울리도록 하여 질 좋은 밥을 유지할 수 있어 특히 건망증이 심한 주부들에게 유용할 거예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자신의 발명품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

  권 씨는 특히 창의력 올림피아드에서 금상을 수상했던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방학을 반납하면서까지 열심히 준비한 만큼 큰 상을 수상해 보람이 컸어요"라는 권씨는 “동아리 회원들과 대회 준비를 하느라 항상 집에 늦게 들어가서 부모님께 꾸중도 많이 들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 재학시절 교내 발명동아리 「나우테스」활동을 하면서 발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그는 어느 누구보다 동아리에 대한 추억이 많다.

  평소 생활을 하다가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틈틈이 메모를 한다는 그는 요즘, 꽃가루가 날리지 않는 시기에도 미리 채집해 둔 꽃가루를 뿌려주어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 방법과 구두 주걱을 3단으로 만들어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편히 신발을 신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 중이라고 한다. “고등학교 때의 전공을 살려 더 열심히 배우고 싶어서 정보통신공학부에 지원했어요"라며 자신있게 본교 지원 동기를 밝힌 그는 장래의 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엉뚱하게도 ‘요리사'라고 답했다. “아직 요리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만들어보고 싶어요. 실용신안으로 등록한 발명품을 실용품으로 만들어 돈을 벌면 그 돈으로 요리를 배울 거예요"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서 벌써부터 설레이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권 씨는 다른 신입생들과 마찬가지로 입학을 앞둔 요즘, 까페나 블로그를 통해 친구들을 사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이제 대학생이 되었으니 하고 싶은 일들을 더 구체적이고 다양하게 해볼 생각이에요.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하고, 차근차근 제 꿈을 위해 준비해야죠." ‘발명특기자'로 본교에 입학한 새내기의 꿈이 다름 아닌 ‘요리사'라…. 조금 엉뚱해도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높은 열의야 말로 ‘발명’ 요체가 아닐까 한다. 발명가든 요리사든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최영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