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들어온 지도 벌써 한달.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나를 당황스럽게 했던 것은 대리출석이었다. 대리 출석이란 강의 시간에 교수님이 출석을 부를 때 수업에 들어오지 않은 학생을 대신해 다른 학생이 대답해주는 것이다. 이런 대리출석은 강의식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대학에 들어온 지 한달 조금 넘은 내 주위의 친구들만 봐도 그것을 알 수 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대리 출석을 했다는 친구를 만날 수 있을 정도이다. 대리출석이 당연하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럼 이런 대리 출석이 과연 옳은 것인가? 물론 아니다. 대학에 들어온 가장 본질적인 목적은 학문탐구이고, 수업은 바로 학문탐구의 장이다. 따라서 수업을 빠지는 것은 대학에 들어온 가장 본질적인 목적을 져버리는 것이 된다. 그럼 대리 출석이 옳지 않은 이유가 학문탐구의 시간인 수업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인가? 그것은 아니라고 본다. 물론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대리 출석은 교칙을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반면 대리 출석을 시켜 놓고 다른 공부를 하러 가는 학생은 괜찮지 않은가?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데, 이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이 문제를 학교에서 벗어나 일반 사회에 비유해보자. 어떤 두 사람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빵을 훔쳤다고 하자. 한 사람은 심심해서 빵을 훔친 것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배가 너무 고파 빵을 훔친 것이다. 이 때 법은 이 두 사람에게 똑같은 벌을 내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보고 앞의 사람은 잘못했다고 생각하고, 나중의 사람은 참 안됐다고 생각할 것이다.

  대리 출석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놀러, 잠을 자러, 밥을 먹으러 가는 학생들보다 다른 공부를 하러 가는 학생들이 나아 보이는 것일 뿐이다. 가장 정직해야 할 대학에서 대리 출석은 공공연히 행해진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다른 공부를 꼭 해야 되거나 몸이 안 좋거나 하는 등의 수업을 빠져야만 하는 어떤 이유가 있다면 대리 출석을 시키지 말고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자. 우리는 이제, 대리 출석을 하지 않음으로써 좀더 보람된 대학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 김혜성(유전공학과·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