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그 사회를 전달하는 가장 민감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듯이 대학언론(특히 대학신문) 또한 대학사회를 판단할 수 있는 최상의 척도일 것이다. 지난 시기 대학에까지 정치적 외압이 작용했을 때 대학신문은 우리들의 올바른 정보·소식·지식 소통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통로로써 작용했다. 물론 물리적 제재는 피할 수 없고, 한림학보도 이 점에 있어서는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지금 모든 상황의 변화는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신문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판단하기에 한림학보의 경우 이러한 변화에 대해 그다지 바른 적응력을 보이지는 않는 것 같다. 여기에는 일차적으로 신문 편집인들의 책임이 크겠지만 한림학보의 정기 구독자들의 무관심 또한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아직까지 구독자의 권리가 유효하다면 한림학보에 대한 조그마한 내 비판의 자유를 지난호 한림학보를 중심으로 펼쳐보겠다.

  첫째, 한림학보의 경우 그 주에 말하고자 하는 핵심기사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다. 이는 특히 1면에서 두드러지는데, 다루고자 하는 많은 기사가 단순한 정보의 나열에 그치는 듯싶다. 둘째, 한림학보만의 특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호 기사에 있어서 ‘구 강원중 부지 신축관련’ 기사는 대다수 한림인들이 공감하고 있는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소홀히 다뤄졌다. 3월26일자 인하대신문의 경우 ‘학교 이전’ 기사가 기획특집으로 한 면에 걸쳐 상세히 다뤄진 것에 비교해보면, 한림학보의 여론 조사는 대다수 공감대에도 불구하고 특성화를 살리지 못한 것 같다.

  셋째, 기사의 내용에 있어 질적 향상을 꾀해야 할 것이다. 이점은 동료 대학생 기자들에게는 무리한 요구일 줄은 모르나 장기적이고, 계획성 있는 ‘기획 특집’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사상가를 찾아’라는 기획은 참신함에도 불구하고 너무 단편적으로 연재되고 있다. 비슷한 기획을 연재하는 중대신문의 경우 ‘이 시대의 지적 흐름을 이끄는 사람들’로 전면 할애해 해당 인물의 저서까지 상세히 다루고 있다. 넷째, 가장 기본적인 문제로서 너무 많은 오자는 읽는 독자로 하여금 짜증을 불러 일으키기 쉽다. 이점은 편집인들의 조금한 관심으로도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강의실 안에 의자와 책상과 칠판과 백묵이 대학 내에 있어야 할 기본적인 필수품으로 존재하듯이 대학신문이 대학의 필수품으로서 존재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한림학보가 한림대인과 호흡을 함께하는 신문이 되기를 바란다.

/ 전병기 (국어국문학과·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