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설계팀이 일송기념 도서관의 설계에 착수한 것이 지난 2002년 11월경으로 기억된다. 설계에 착수하기에 앞서 2002년 8월에 설계팀 자격으로 도서관 기획위원회 위원들과 미국 유수의 대학 도서관 견학을 통해 한림대학교가 벤치마킹 할 수 있는 도서관의 모델을 찾기 시작했다. 외국의 사례가 여러모로 참고가 되었지만 결국 한림대 도서관은 내용적으로 한림대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한 맞춤형 도서관으로 완성을 본 샘이다. 완공이 있기까지 수많은 분들의 노고가 있었고 우리 설계팀이 일익을 담당 할 수 있었다는 점에 무한한 자부심을 느낀다.

오늘날의 도서관은 더 이상 과거의 장서량 위주의 도서관 규모에 의미를 둘 수 없게 되었고 다양한 미디어의 출현으로 인해 내용과 형식에 급격한 변화가 있었다. 과거의 대학 도서관이 학문적인 권위의 제도적 상징이었다면 오늘날의 대학도서관은 교류와 만남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만남이란 지식과 정보와의 만남, 사람과 사람의 만남 모두를 의미하는 것이다. 설계 과정에서 유념했던 부분들도 대부분 이와 관련된다.

일송기념 도서관 전면에는 폭포수 같이 흘러내리는 계단 광장이 펼쳐져 있다. 이 계단은 도서관 내부로 이어져 도서관 후면의 광장으로 연결된다. 즉, 정문과 기존 캠퍼스의 단 차이를 해소하는 “기단(基壇)들의 집합”인 것이다. 이 계단 길을 오르며 많은 한림인들이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잠시 쉬어가기도 하는 장면들을 상상했다. 이 공간은 건축보다는 춘천시가지 방향으로 펼쳐진 풍경이 주인공이 될 것이다. 도서관을 향해 계단을 오르면 커다란 정문이 방문자를 맞이한다.?마치 하나의 커다란 “열린 창”처럼 도서관의 정면은 방문자와 주변 경관을 동시에 실내로 빨아들인다. 도서관 내부의 단들은 대부분 책과 미디어들로 채워진다. 막힘이 없이 하나로 트인 도서관 내부는 사용자로 하여금 도서관이 어떤 곳인지, 어떤 자료와 정보가 펼쳐져 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도서관 내부 전후면의 책을 읽는 장소는 춘천시와 봉의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밝은 장소가 될 것이다. 밝은 곳에서 책속에 담긴 진리를 깨닫게 되는 느낌을 상상했다. 이런 곳은 항상 세상과 내가 연결 되어 있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우리 설계팀은 대지가 지니는 잠재력을 살려 한림인 들이 즐겁게 만나고, 책을 읽고, 경이로운 상상을 할 수 있는 편안한 장소가 될 수 있도록 설계기간 동안 이런 저런 상상 속에 빠져 있었고 이제 현실이 되었다. 모든 사람들이 우리 설계팀의 의도를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도 있다. 이제 일송기념 도서관은 한림인 들의 공간으로 활짝 펼쳐졌다. 이 공간을 어떤 사건과 이야기들로 채울 것인가는 한림인 들의 몫이다.

/ 원도시건축 김형수 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