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총련사건 이후 학생자치활동에 있어 가장 시급한 문제는 학생과 학생회간에 생기는 괴리감의 극복이라는 아주 일차적이면서도 민감한 사항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얼마전 강의동 앞에서 이뤄졌던 사회대 해오름제는 여타의 학생자치기구가 지금껏 보여준 획일적인 학생회 상과는 구분되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학우와 함께 하는 모습을 지향하는 학생회야말로 '있기에 있는 학생회가 아닌, 있음으로 해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내는 바람직한 자치기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공개기구가 학우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에 있어 스스로의 약속을 어기는 간과할 수 없는 실수를 했고, 더욱이 그에 대한 사과의 표명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4월2일의 경우, 공교롭게도 사회대 학생회가 주최한 사회대 새내기 한마당 행사와 중앙동아리 영상틀의 '주영화 상영'이라는 공개행사가, 중강당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사이에 두고 사용시간이 맞물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구체적인 상황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으나, 대략적으로 영상틀의 양해를 얻은 사회대측은 해오름제를 중강당에서 먼저 치룬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문제는 공개기구인 사회대 학생회측의 무리한 행사진행에서 발생했다. 애초 6시30분에 시작됨을 - 우연히도 이 날은 이전의 행사와는 달리 두 편의 영화를 연속해 상영하기로 했기에 시간의 여유가 없었다- 알렸던 영상틀의 주영화 상영은 해오름제의 원활한 마무리를 위해 7시로 미뤄지게 됐다.

  여기에서 사회대 학생회는 부족한 사업 역량을 보였다. 이미 그 시간에는 영화를 관람하기 위한 학우 몇몇이 중강당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회 차원의 양해를 구하는 예의를 갖추지 못했다. 그리고 다른 행사 주최인 영상틀이 관람을 대기하는 학우들에게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7시로 늦춰졌던 주영화 상영은 7시에도 시작되지 못했다. 7시30분경에 시작한 주영화 상영은 계획에 없던 영상틀의 무료상영으로 이어졌다.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자치공간의 부족이다. 하지만 여기서 지적하고 싶은 부분은 그것이 아니다. 학생회가 해나가는 사업의 방향성을 다루자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학생회가 학생 위에 있어서는 않된다는 얘기이다. 행사를 진행하다보면 여흥을 위해서 정해진 시간을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여타의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사업을 진행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학생회라는 공개기구가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상대방에 대한 충분한 사과표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이런 학생회의 모습에서 얻어지는 이득은 학생회에게 다른 형태의 보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조직은 완벽해야 하지만, 조직의 구성은 인간이다. 기본에 충실할 때 공동체 한림은 그 무한한 위대성-Small but Great-을 지니게 된다고 생각한다.

/ 국어국문학과·4년 장동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