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형  
초보형은 집을 구하는 것뿐만 아니라 학교 주변의 지리에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다. 캄캄한 새벽의 만취 상태에서도 홀로 자취집을 찾아들어가는 경험을 해보지 않은 이상 학교 주변을 속속들이 알 가능성은 적다. 초보형은 ‘한림복덕방’의 존재를 알고 있을지도 의문. 이들은 특별한 체계 없이 집을 구하러 다니면서 학교 주변에 복잡한 동선을 그려 놓는다. 
초보형은 또한 집주인과의 ‘협상’에서도 불리하다. 십년 넘게 세를 내놓고 있는 베테랑급의 주인아주머니들 앞에서 이들은, “이 집이 이 지역에서 가장 싸고 좋다”는 속삭임을 곧이곧대로 들을지 모른다. 
 
동고동락형  
여럿이서 같이 살 생각으로 함께 집을 구하러 다니는 유형. 선후배 간의 관계가 점차 소원해져 가는 지금에는 집단생활도 대부분 친한 친구들과 한다. 집주인과의 대면에서도 이들은 거침이 없다. 궁금한 사항을 서로 번갈아 가면서 묻다보면 혼자서 돌아다닐 때보다 좀 더 많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허나 아무리 ‘절친’ 사이라 해도 개인차는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 집 안에 놓인 가구 하나를 놓고도 서로 의견이 갈릴 수 있다. 오랜 시간 집을 찾더라도 '최대 다수의 최대 만족'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   
 
애널리스트형  
일단 이들의 머리와 수첩에는 학교 주변의 자취집 정보가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 유형은 집 구하는데 잔뼈가 굵은 ‘자취 고수’ 일 가능성이 높다. ‘한림복덕방’을 탐색할 시에도 과장된 미사여구에 쉽게 현혹되지 않으며 때에 따라서는 가로수 등의 생활정보지를 이용한다.   
초보형이 학교 주변에서 복잡한 동선을 그리며 돌아다닐 때 이들은 자취집의 주요 분포도를 체크해 체계적인 이동경로를 잡는다. 집주인들과의 대면에서도 ‘밑져야 본전’이라는 신념에 좀 더 낮은 가격을 계속 요구한다. 또한, 오감을 이용해 방안의 모든 집기를 살펴보며 비슷한 방 구조라도 일조량의 차이는 없는지 창문을 열어 본다.   
 
부모동반형      
자취 기간이 아무리 짧다 해도 집주인과의 계약은 엄연히 ‘큰 돈’ 오가는 문제. 신입생이나 저학년생의 경우 집을 구하는데 부모님이 동반할 가능성이 높다. 부모동반형은 집 계약에 관한 ‘법률적 업무’를 부모님께 모두 이양하므로 마음이 든든하다. 또한 장거리의 이동거리에도 부모님의 차를 의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동고동락형의 경우처럼 부모님과도 집을 놓고 이견을 있을 수 있다. 어머니의 꼼꼼함에 아버지의 완고함이 합쳐진 의견을 반박하기란 쉽지 않다.           
 
좌불안석형  
좌불안석형은 5가지 유형 중 가장 안타까운 경우. 어렵게 ‘기숙사 예비’에 상위로 올라왔지만 언제쯤 입사 통보를 받을지 몰라 난감함마저 느낀다. 웬만하면 이달 중에 연락이 오면 좋으련만 나중을 생각하여 집을 알아보러 다니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개강이 다가올수록 방을 구하기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집 구하는데 적극성을 띠기 어렵다. 만약을 대비해 자취생활을 하는 친구들에게 나중에라도 같이 살 수 있을지 미리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듯.   


/ 이성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