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에서 일한 두 달 반 동안 난 꽤 많은 돈을 모았다. 페이가 월등히 높아서가 아니라 거의 모든 시간을 '일'에 쏟았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평균 5~6일 정도 일을 했고 잠자는 시간을 뺀 10시간 정도를 일했으니 '워크홀릭 제니'라 불려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물론 일을 하는 레스토랑에서도 그만큼 내가 필요했고 나 역시 충분한 근무시간을 원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에게 좋은 윈윈 전략이었다.

월급을 받아 집세와 식비를 제외하면 내가 지출하는 비용은 거의 없었다. 주말 혹은 일을 쉬는 날 종종 오페라 하우스 근처나 본다이 비치(시드니 유명 해안가)로 나들이를 갔지만 그렇다고 많은 비용을 지줄하지는 않았다.

호주행을 결심하기 전부터 난 이미 '뉴질랜드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문제는 여행 경비.  열심히 일 해 여행경비는 마련했지만 떠나 있는 동안 일을 하지 못하기에 돌아와서의 생활이 걱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열심히 일한자여~떠나라' 모 광고의 카피문구처럼 제니는 이제 '일'에서 '여행'을 통해 그동안의 고생을 보상받기로 결심했다.

이번과 다음 호 <워홀>에서는 호주에서 인접 국가로 여행을 할 때 유용한 몇가지 '팁'을 전해주고자 한다.

몇 몇 사람들은 호주의 땅덩이가 워낙 커 '1년 내'에 여행을 하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이곳에도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난 호주와는 다른 매력을 지닌 뉴질랜드 여행을 사람들에게 적극 권한다. 같은 남반구에 있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매력을 지닌 뉴질랜드. 내가 만난 모든 외국인들은 '세계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나라'라고 입을 모으며 나 역시 이 말에 80%동의한다(모든 나라를 가보지 않았으니 20%의 여지는 남겨둔다). 봄에는 곳곳에서 피어나는 꽃들로, 여름에는 아름다운 해변, 겨울에는 스키 등 뉴질랜드는 여행객들에게 언제나 여행 1순위이다. 또 호주에서 뉴질랜드를 가는  왕복 비행기표 값이 우리나라 돈으로 30~40만원 정도로 저렴한 편. 그렇다보니 호주 내 여행사에는 뉴질랜드행 '패키지 투어'가 넘쳐난다.

친구들끼리 차를 빌려 뉴질랜드 남ㆍ북섬을 투어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 하지만 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스페셜 투어'를 권한다(그러나 내가 여기서 말하는 투어는 모든 것이 조직적으로 짜여져 있는  전형적인 한국 투어와는 많이 다니다). 혼자 여행하던 중에도 이러한 스페셜 투어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재밌게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봤다.

이 투어는 기간별로 여행일정이 짜여져 있고 여행사의 버스가 때마다 다니기 때문에 한 여행지에서 좀 더 머물고 싶다면 자신이 선택한 기간 내 일정을 조절할 수 있다. 또 숙소 또한 정해져 있고 버스 인원 전체가 무리지어 머물기 때문에 같은 또래의 다양한 국가의 젊은이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웨스트 코스트로 여행을 갔다가 백팩커(일종의 호스텔)에서 난 20명 정도의 무리를 만났는데 이들도 이런식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었다. 그들 대부분이 유럽 학생들이었는데 각기 다른 경험과 문화를 공유하는 모습이 너무나 부러웠다. 그들의 '파티'를 하며 급속도로 친해졌는데 만난지 하루만에 헤어지려니 못내 아쉬웠다. 마음속으로 '다시' 뉴질랜드를 올 때는 꼭 이 스폐셜 투어에 참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 김정욱(언론학과 01학번, 06년 졸업) vitamin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