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제니는 과연 어떻게, 어디를 여행했을까? 내가 뉴질랜드를 방문했던 것은 5월 중순. 날씨가 추워 뉴질랜드의 레포츠(래프팅,수상스키,번지점프,승마)를 제대로 즐길수 없었지만 그렇다고 눈이 올 정도의 겨울 날씨도 아니라 스키를 탈 수도 없었다.한 마디로 필자는 '최악의 시즌'을 택했던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팁을 주자면 뉴질랜드로 여행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당한 시즌은 봄에서 늦여름(우리나라 기준 10월~4월)일 것이다. 물론 그에 따른 여행 경비가 조금 비싸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일단 유럽이든 호주든 인터넷을 통해 비행기표를 미리 예매하면 훨씬 저렴하다는 것은 공통점. 최근 사무실과 인력을 줄이고 인터넷으로 모든 업무를 해결하는 저가항공사가 인기인 탓이다. 유럽의 경우 비행기표가 워낙 싼 지라 변경이나 환불이 힘들지만 호주의 경우 변경은 훨씬 용이한 편이었다. 물론 변경에 따른 수수료는 있지만 국내 항공편으로도 전환이 가능해서 언제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환불을 할 경우 돈으로 돌려주지는 않지만 'CREDIT'이라는 것으로 전환돼 다음번 비행기 티켓 구매시에 쓸 수 있다 (참고로 호주에서는 다른 도시로 이동할 때 대부분 비행기를 이용한다).나 역시 이러한 인터넷을 통해 뉴질랜드행 왕복 비행기표(시드니-크라이스처치)를 구매했고 당시 호주 달러로 530$(약 40만원)를 지불했다. 가까워보이지만 비행기로 3~4시간 거리이며 시차도 한 시간이나 난다.

대부분 국가와 마찬가지로 뉴질랜드는 우리나라와 무비자협정국, 즉 비자를 따로 받지 않아도 공항에서 받는 도장으로도 입국이 가능하다. 3개월간의 관광비자가 주어지는데 의심의 소지를 일으킬만한 대답은 피하는 것이 좋다. 어쨌든 우리나라보다 임금이 높은 나라이기 때문에 종종 불법적으로 일하는 사례가 발생하기 때문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

친구가 살고 있는 곳은 뉴질랜드의 크라이스처치(Christchurch).남섬에서 가장 큰
도시이자 유럽을 가장 많이 닮은 도시로 알려진 곳이다. 워낙 인구밀도가 낮은 나라이기에 이곳도 인구 30만을 채 넘기지 못했다. 보통 여행객들은 이곳의 일정을 짧게는 하루, 길게는 3일정도를 잡을 정도로 그다지 눈요기 거리는 없는 곳이다. 하지만 호주나 다른 도시에서 항공편을 이용하면 북섬의 오클랜드, 수도인 웰링턴 중 선택해야 하는 도시 중 하나이며 남섬 여행의 출발점이다. 특히 레포츠를 계획한다면 크라이스처치에서 '퀸즈타운'로 이동하는 것이 기본 경로이다.

3주 정도의 시간을 크라이스처치에서 보낸 필자는 지금 눈을 감아도 그 곳의 지도가
그려질 만큼 분주히 돌아다녔다. 시내 곳곳에서 한국어를 많이 들을 정도로 교민수도 많은 편인데 도시가 전반적으로 영국적인 느낌이었다. 또한 한편으로는 자연적으로 아름다운 도시였다. 주중에는 갤러리, 박물관, 식물원 등 시내 관광을 했고 주말에는 주변에 있는 소도시로 여행을 가곤 했다. 사람 대 양 의 비율이 1 대10 에 달한다는 뉴질랜드 답게 들판 곳곳에는 양들이 언제나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크라이스처치가 조금씩 지겨워질 무렵 난 서쪽 해안으로 홀로 여행을 떠났다. 2박 3일간의 여행.여행에서의 또다른 여행. 또 다른 사람들. 아무래도 뉴질랜드의 여행 이야기 보따리는 다음 호에서나 마무리지어야 할 것 같다.

/김정욱(언론학과 01학번, 06년 졸업) vitamin8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