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414호의 춘천 YMCA 설문조사에 따르면 본교 학생의 28.1%는 커닝을 한 경험이 있고 50.7%는 과제 베끼기, 27.4%는 대리출석을 해봤다고 답했다. 또한 이와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걸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에 학생들이 자주 저지르는 부정행위인 커닝, 레포트 표절, 대리출석에 대한 대안 방안을 살펴보았다.

● 커 닝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은 커닝을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강력한 처벌’을 우선으로 꼽았다. 본교 학칙의 시행세칙 제54조에 따르면 ▲시험 중 책, 노트, 메모 등 허락되지 않은 것을 본 경우 ▲다른 학생의 답안지를 보거나 보여준 경우 ▲그 밖에 부정 행위로 인정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유기정학 처분을 내린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조사결과 실제로 이러한 처벌을 받은 학생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교무과 정수동 과장은“본래 커닝을 적발하면 교무과로 신고하도록 되어있지만 교수님들이 대부분 적발학생의 학점을 F 처리 하는 것으로 일단락 짓는다”며“10년 전만해도 실제로 신고가 들어온 학생들에게 제적이나 유기정학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정 과장은“커닝에 대한 처벌은 있지만 실제로 시행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강영희(식품영양) 교수는“이번 중간고사에서 커닝으로 적발된 학생이 3명 있었지만 선처하는 의미에서 해당 학생들의 학점에 불이익을 주고 엄중한 경고를 하는데 그쳤다”며“커닝이 근절되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들의 의식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전과 달리 학생들이 커닝을 하다 적발돼도 반성의 기색은 커녕 오히려 무응답이나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강력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의식과 그에 따른 죄책감을 갖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시험시작 전 책상, 학생증 검사를 철저히 하고 교수가 시험 감독을 직접 하는 것 또한 커닝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이다. 또한 커닝을 방지하기 위한 오픈북 시험을 보는 학교도 늘고 있다. 단답형이 아닌 서술형 문제를 내며 오픈북으로 시험을 진행해 학생들이 책을 참고해 답을 작성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한동대의 경우 10년째‘무감독 시험’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윤리와 도덕을 강조하는 학교의 교육 목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학생들 또한 이 제도에 자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동대에 다니는 이승강(전산전자ㆍ2년) 씨는“교수님이 학생들을 믿어주는 만큼 우리도 정당한 방법을 통해 실력을 평가받고 있다”며“오히려 학생들 서로 간에 눈치가 보여 커닝을 하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 레포트 표절
레포트의 경우 본교에선 표절행위가 적발돼도 학칙 상 뚜렷한 처벌규정이 없다. 저작권법 25조에는‘공표된 저작물은 보도ㆍ비평ㆍ교육ㆍ연구 등을 위하여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정한 관행에 합치 되게 이를 인용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따르면 저작권자의 허락없이 자료를 베끼거나 출처를 명시하지 않을 경우에는 법에 위배된다. 하지만 학내에서는 이와 같은 불법행위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별다른 제재는 없는 상황이다. 외국 대학들의 경우 표절에 관해 엄격하게 처벌하고 있다.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에서는 지난 5월 부정행위를 한 학생 9명을 퇴학 조치했다. 미 공군사관학교 또한 31명의 생도가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돼 18명이 퇴교 조치를 당했다. 본교 일부 교수들은 자신의 생각을 쓰는 레포트나 손으로 직접 쓰는 레포트를 내줘 표절을 방지하고 있다. 이기인(국어국문) 교수는“비슷한 내용의 레포트를 적발하면 학생들을 직접 불러 그 경위를 살펴 경고를 하는 등 처벌에도 신경쓰고 있지만 애초에 자신의 생각을 써야 하는 주제의 과제를 내주며 표절을 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손으로 직접 레포트를 작성해 내용을 숙지하거나 수업시간에 발표하게 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방법을 사용하는 교수도 있었다. 고려대의 경우에는‘레포트 표절 적발 프로그램’을 개발해 시행하고 있다. 2005년부터 시작된이 프로그램은 교수회의에서 학생들의 레포트 표절 정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내부에서 팀을 꾸려 연구 개발한 것이다. 이는 웹문서와 문장들을 비교해 유사도를 계산하고 학생들의 파일 형태로 제출한 레포트를 서로 비교해 유사한 문장이 얼마나 많은지를 수치화하는 것이다. 또한 서울대의 경우에는 과제물과 논문의 표절 기준 및 올바른 논문 인용법을 다룬‘표절 가이드라인’을 2학기 학부생을 대상으로 배포해 학생들에게 표절 등에 대해 교육했다.

● 대리출석
대리출석은 대형 강의에서 빈번히 일어난다. 교수가 학생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출석을 부르기 힘든 점을 노려 한 학생이 여러 명의 출석체크를 대신 해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지정 좌석제 등을 도입해 시행하는 수업도 있지만 수업을 듣지 않는 다른 사람에게 부탁함으로써 교수나 조교의 눈을 피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리출석 또한 학칙에 처벌규정이 명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적발 시에도 교수들 마다 각각 그 처벌기준을 달리하고 있다. 이건호(법행정학) 교수는“출석을 부르면서 얼굴을 확인하는 편”이라며“출석을 부르며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 등을 물어 보는 등 대리출석을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무과에서는‘사진 출석부’를 대리 출석의 예방책으로 준비하고 있다. 정과장은“지정좌석제도 좋은 방법이지만 모든 과목에 적용하긴 역부족이다”며“출석부에 사진을 붙여 출석을 부르며 확인을 하는 방법을 고려중이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도 입학 시 제출하는 사진과 제대 후 복학한 남학생의 경우 외모가 많이 바뀌는 경우 등 사진업데이트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 등이 단점으로 꼽히고 있다. 정 과장은“단점에 대한 보안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대리출석 외에도 학생들에게 부정행위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심어주고 이전의 잘못된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해 앞으로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이다”고 전했다.

/ 이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