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이른 한파에 힘입어 동장군의 기세가 벌써 학내 곳곳을 누빈다. 옷깃을 곧게 세우고, 목도리도 둘러보지만 춘천의 겨울바람 앞에서는 장사가 없는 듯하다. 시린 두 손을 호호 불며 옷 속에 꼭 집어넣어 보지만 어딘지 모르게 차가운 기운이 스멀스멀 주머니로 파고든다. 이럴 때를 대비해 갖춰둬야 할 겨울철 필수 아이템 ‘손난로’. 이에 손난로에 관한 갖가지 정보를 끌어모았다.                                                                     /편집자주

● 다양한 손난로의 세계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봐왔던 손난로로는 액체형과 분말형의 손난로가 있다. 일명 ‘똑딱이 손난로’라고 불리는 액체형 손난로는 그 안에 들어있는 금속 단추가 열의 근원. 단추를 꺾으면 액체가 서서히 흰색 고체로 굳으며 따뜻한 열이 발생한다. 열을 발생하는 시간이 20분 정도로 단기적이지만, 뜨거운 물에 끓이면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할 수 있다. ‘똑딱이 손난로’의 라이벌 격인 분말형의 다른 이름은 ‘흔들어 손난로’. 이름 그대로 손난로를 잡고 여러 번 흔들기만 하면 열이 올라가며 주머니나 장갑 안쪽에 넣으면 장시간 따뜻함이 유지된다. 하지만 분말형 손난로는 재활용이 안 된다는 단점을 갖고 있다. 이들의 가격은 5백원에서 1천원 사이로 비교적 저렴하다.

손난로 세계에도 ‘귀족’이 있다. 바로 기름 손난로와 전기 충전식 손난로. 기름 손난로는 손난로 통에 기름을 넣기만 하면 오랜 시간 따뜻한 열을 유지한다. 하지만 가열과 함께 나는 냄새와 온도 조절이 자유롭지 못한 것이 흠이다. 그에 비해 전기 충전식 손난로는 냄새 걱정 없고 온도도 선택할 수 있다. 인터넷에서 기름 손난로는 2~8만원까지 가격대가 다양하며, 전기 충전식 손난로는 보통 4만원대이다.

● 손난로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다!
어떻게 손난로 안에 들어있는 조그만 금속을 ‘똑딱’하고 꺽기만 해도 뜨거운 기운이 나오는 것일까? 손난로가 감싸고 있는 티오황산나트륨 용액과 금속의 결합에 그 비밀이 있다. 티오황산나트륨 용액은 일정 온도에서 용질이 용해도 이상으로 녹아있는 과포화용액. 화학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인 용액에 금속을 꺾으면 일어난 화학 반응이 용액이 굳어지게 하고 여기서 열이 발생하는 것이다.

철가루, 활성탄, 염류 등이 혼합된 분말형 손난로엔 철의 산화 원리가 숨겨져 있다. 철이 산소와 만나 산화가 되면 열이 발생하는 것. 오랜 기간 서서히 진행되는 산화에선 열을 거의 느끼지 못하지만 철분에 활성탄과 염분을 섞어 산화반응을 가속시키면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게 된다.

● 손난로 직접 만들어보세요
떡 친 김에 제사지낸다고 손난로의 작동 원리까지 살펴봤으니, 직접 제작에 나서보자. 염소제거제(하이포), 물, 비닐지퍼백, 음료수 캔, 냄비만 갖추면 액체형 손난로를 쉽게 만들 수 있다.
1) 비닐지퍼백 안에 염소제거제와 물을 8대 1의 비율로 담는다.
2) 음료수 캔을 동그란 모양으로 조그맣게 잘라 비닐지퍼백에 넣는다.
3) 비닐지퍼백을 잠그고 냄비에 넣어 끓인다.
4) 염소제거제가 다 녹을 때까지 끓인 후 다시 식힌다.
5) 비닐지퍼백 안의 캔 조각을 몇 번 꺾은 후 액체를 문지르면 손난로가 완성된다.
Tip) 귤껍질 손난로 만들기 - 다 머은 귤껍질을 모아 비닐랩으로 몇 번 싼 뒤 전자레인지에 30~40초 가열하면 초간편 손난로가 완성된다.

/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