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학생 K씨는 요즘 음료수 자판기에서 600원짜리 음료수가 부쩍 늘어난 것에 놀랐다. 자주 마시던 음료수들이 지난 학기에 비해 죄다 100원씩 인상된 것이다. K씨는 며칠간 학교를 둘러보며 교내 식품점의 음식가격 또한 대부분 올랐다는 것을 알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학교 인근의 음식점들도 작년에 비해 인상된 가격으로 K씨를 맞았다.

등록금 인상을 염려했던 학생들이 이젠 학내·외 상점들의 물가 상승에 따라 생활비를 걱정하고 있다.

교내 안팎에서 판매되는 식품 가격이 잇따라 올랐기 때문이다.

학내에 들어서 있는 고려당(빵집), 패스타임, 궁, 그라찌에 등의 식품점들이 각 메뉴의 가격을 200원에서 400원 가량 올렸다. 문미진(경영ㆍ2년) 씨는 “개강 후 학교에서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물가가 많이 상승했다는 것을 피부로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들 식품점들의 가격 상승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고려당의 일반 샌드위치 가격이 1천 500원에서 1천 800원으로 올랐다. '두 조각 샌드위치'와 참치 샌드위치도 200원씩 올라 각각 1천 200원과 2천원에 판매된다. 패스타임은 덮밥류와 돈까스 등의 음식들을 300원씩 인상했다. 새롭게 주인이 바뀐 중국 음식점 궁도 자장면 가격이 올라 2천 500원에 판매된다. 커피전문점 그라찌에의 경우는 커피종류가 200원, 쥬스 종류가 400원씩 올랐다. 자판기에 들어가는 일부 음료수의 가격도 지난 1월부터 100원씩 상승됐다. 총무과 관계자는 “매점 및 자판기 물건의 공급단가가 올라 자연스레 가격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이러한 식품 가격의 인상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았다. 밀가루를 비롯한 각종 유제품과 농산물의 국제시세가 폭등했다. 여기에 유가 상승에 따른 연료ㆍ물류비의 증가가 물가 인상에 한 몫 했다. 경제학과 노석재 교수는 “국제 정세에 따라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현재로선 상황을 계속 지켜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 위치한 식당들도 가격 인상에 예외는 없었다. 많은 학생들이 이용하는 학생생활관 금병재 뒤편의 산골소당과 스카이도 음식가격을 인상했다. 산골소당의 찌개류가 3천원에서 3천 500원으로, 돈가스가 3천 500원에서 3천 800원으로 올랐다. 이곳 김영우 사장은 “학생들에게 부담이 되는 것은 알지만 식자재 등의 가격이 올라 어쩔 수 없이 인상하게 됐다”고 전했다. 병원 앞 별채의 음식들도 가격이 500원씩 올라 찌개류가 4천 500원, 제육볶음은 5천원이다.

특히, 집에서 식사를 직접 차리는 자취생들은 이번 물가 인상이 더욱 부담된다. 식료품 원가가 상승함에 따라 반찬을 장만하는데 비용이 더 들며, 라면 값도 올랐기 때문이다. 안영수(심리ㆍ3년) 씨는 “시장을 다녀온 후 끊어 온 영수증을 예전 것과 비교해 보면 가격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며 “주식 이외의 간식은 쉽게 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 이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