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환영회서 음주 뒤 자던 대학생 숨진채 발견돼’, ‘술마시고 철로에서 소변보던 여학생 전동차에 치여’. 다소 자극적이지만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면, 어김없이 신문지면 한 켠에 등장하는 뉴스들이다. 힘든 입시 관문을 뚫고 대학에 갓 들어온 신입생이 술로 인해 비명횡사 했다는 소식을 접할 땐 가슴이 메인다. 개강총회 등과 같은 각종 행사들이 줄을 잇는 요즘은 더욱더 술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

물론, 누구나 알고 있는 술자리가 곧바로 ‘죽음의 자리’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술도 순기능을 발휘할 때는 많은 장점들을 발휘한다. 서로간의 낯선 관계에서도 술을 나누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친밀감이 형성된다. 동기와 기울이는 술잔 속엔 청춘의 낭만과 우정이 담겨져 있다. 선후배와 한 자리에 앉아 주고받는 술 잔 속엔 인생에 대한 고민이 녹아 있다.

그렇지만 술자리에서 자신을 절제하지 못하고 과도한 음주를 했을 때, 술은 ‘악마의 화신’으로 돌변한다. 술집에서부터 기숙사, 자취집까지 고성방가가 이어진다. 평소에는 입 밖으로 나오기 힘들었던 육두문자가 저절로 뛰쳐나온다.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드러눕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부여잡고 있던 ‘정신의 끈’을 놓아버린 그 순간, 자신은 이제 ‘어둠의 세력’속으로 빠져 들게 된다.

특히, 기숙사생의 경우 술집에서 기숙사로 돌아가려면 대부분 대학병원을 거쳐야 한다. 병원 안에는 아픈 몸을 달래며 쉬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전혀 무관심한 채, 술에 취해 그 앞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학생들을 요사이 자주 접하게 된다. 그들 곁을 지나칠 땐 같은 학생으로서 얼굴이 붉혀진다. 잠시 바람을 쐬러 나온 환자들도 이들의 모습에 곧바로 인상이 찌푸려진다.

대학생으로서 좀 더 절제된 음주 습관을 길러야 한다. 한 번 몸에 밴 나쁜 습관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먹고 죽자’는 식의 음주 문화는 자신뿐 아니라 타인에게도 많은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술이 ‘술술’ 넘어가면서 알딸딸한 그 순간, 절제의 미덕에 대해 생각해보자.

/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