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는 경쟁력 있는 첫머리의 여러 유형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되는 ‘일화성’ 들머리에 관해 소개했다. 오늘은 그 후속편에 해당하는 ‘사례형’ 들머리 편이다.

‘사례형’은 소개 대상이 무엇이냐에 따라 다시 ‘인물’과 ‘사물,’ ‘상황 사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인물’은 위인 등을 소개함으로써 글의 첫머리를 여는 것을, ‘사물’은 책, 영화, 드라마 등 줄거리가 있는 창작물에서부터 그림, 조각, 건축물 등에 이르기까지 인간을 제외한 온갖 종류의 대상물을 소개함으로써 글을 시작하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으로 ‘상황 사례’는 인물이나 사물보다 상황 설명이 주(主)를 이루는 들머리의 유형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예전에 소개한 바 있는 경기 침체에 관한 리포트로 돌아가 보자. ‘인물 사례’로 글을 열 경우에는 경제적 난관을 돌파하고 국가의 경쟁력을 제고시킨 사람을 등장시킬 수 있다. 가령,

“미국의 32대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대공황으로 불리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경기 침체를 슬기롭게 극복했다. 당시 루스벨트는 다분히 위헌(違憲)적인 소지가 있던 ‘뉴딜’ 정책을∙∙∙∙∙∙.”

로 시작하는 따위의 들머리가 그 전형에 속한다. 물론, 반대로 경기 회복에 실패한 사람을 전면에 내세우는 수도 있다. 글에서 강조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기만 한다면야. 마찬가지로, ‘사물 사례’는 경기 침체와 관련된 책이나 영화, 드라마의 줄거리를 소개하거나 그 이외의 연관 소재들을 동원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 은 2차 대전 후 경제적 고통이 심했던 어느 부자(父子)의 애환을 밀도 있게 그려 낸 20세기 최고의 걸작 영화이다. 그런, ‘자전거 도둑에서 주인공 부자(父子)는 생계 수단이던……”

마지막으로 ‘상황 사례’는 인물이나 창작물 또는 사물이 아닌 상황 자체를 소개하는 것이다.

“1997년 말 갑작스레 불어 닥친 IMF 한파는 국가와 기업이 국민들의 생계를 보장할 것이라던 한국인들의 안이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버렸다. 이후, 직장인들 사이에선 ‘평생 직장’이란 개념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급속도로 사라지면서……”

그렇다면, 이쯤에서 상황 퀴즈 하나. 여러분들이 마지막으로 사용했던 서평 또는 리포트의 들머리 전개 방식은 두 번에 걸쳐 소개한 경쟁력 있는 첫머리의 어느 유형에 속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