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상과 함께 앞으로 ‘한림인’들의 미적 감수성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 넣을 ‘생각하는 사람’과 ‘Man With Pegasus’(이하 ‘페가수스’). 작품의 탄생 배경은 무엇이고, 그 안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동상에 대한 소개를 통해 좀더 깊이 있는 안목으로 이들을 바라보자.

고뇌에 찬 얼굴로 상념에 빠져있는 ‘생각하는 사람’. 우리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 동상의 원작자는 프랑스 조각가 오귀스트 로댕(1840~1917년)이다.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을 동경했던 그는 자신의 작품들을 통해 자연 속에서 약동하는 인간의 삶을 포착하려 했다. ‘생각하는 사람’은 단테의 『신곡』에 영향을 받은 로댕이 제작한 ‘지옥의 문’(1880~1917년) 중의 일부분을 크게 확대한 것이다. ‘지옥의 문’에서도 ‘생각하는 사람’은 문의 맨 위에 앉아 뜨거운 불길 속에서 고통 받는 인간들의 형상을 번뇌의 눈빛으로 내려 보고 있다.

나신의 몸을 하고 오른쪽 손을 턱에 괴고 있는 ‘생각하는 사람’은 사유하는 인간의 원형으로 비쳐진다. 왼쪽 무릎에 살며시 올려 져 있는 왼쪽 손이 반대편 손과 은은한 대조의 미를 이룬다. 몸을 앞으로 구부린 상태에서 보여 지는 등 근육은 마디마디에 힘이 실려 있다.

‘페가수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날개 달린 천마로 페르세우스가 메두사의 목을 벨 때 뿜어져 나온 피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지혜의 여신, 아테나는 ‘페가수스’를 예술의 여신인 뮤즈들에게 줬고, 이는 뮤즈들에게 영감을 주는 존재가 됐다. 제우스의 마구간에서 지내기도 했던 ‘페가수스’는 죽은 뒤 하늘로 올라가 가을을 알리는 별자리로 변했다.

연암관 앞에 놓여진 ‘페가수스’에는 천마 옆으로 한 인간이 세워져 있다. ‘페가수스’가 하늘로 솟구치려하자 그 인간은 두 팔을 이용해 천마를 잡고 있다. 앞발을 하늘로 향한 페가수스와 그것의 머리털을 한 손으로 움켜진 인간의 모습에서 강한 율동감이 느껴진다. 본교에서 ‘미술의 이해’를 강의하는 전경희 교수는 “‘페가수스’는 예로부터 창조의 원천을 상징하는 예술 작품으로 잘 알려졌다”며 “조각상이 캠퍼스 안으로 들어온 만큼 예술과 창조성의 의미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도 깊어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정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