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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나 먼저 도서관에서 조용히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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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듯 과제할 때, 시험 공부할 때, 도서관 내 카페를 이용할 때 그곳을 찾습니다.
특히, 시험 기간이 되면 도서관엔 학생들의 끊이지 않는 출입으로 수시로 북적입니다. 그때만 되면 학내 여론은 도서관 소음 문제에 집중 됩니다.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열람실이 소란스러워 책을 읽기가 어렵다”, “여학생들의 부주의한 발걸음으로 하이힐 소리가 심하게 울린다” 등의 불만 섞인 글이 마구 올라옵니다. 도서관자치위원회의 역할과 활동에 대한 논쟁이 펼쳐지기도 합니다.
이런 얘기들이 오갈 때면 저는 ‘슬쩍’ 자리를 피하고 싶어집니다. 어딘지 모르게 마음 한 구석이 찔리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말해 열람실 바로 앞에서 소리를 낸 적도 있고, 대출실의 구석진 자리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떤 적도 있습니다. 도서관 입구 안에서 전화를 받기도 했습니다. 평상시에 하이힐을 늘 신고 다니기에 도서관에서도 아무렇지 않게 다녔습니다. 그러고 보면 저는 간단한 도서관 예절도 지키지 않는 학생이었던 것입니다.
이번에 학보 425호를 기획하며 회의 석상에서 도서관 정숙 문제가 칼럼 주제로 선정됐습니다.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이전에 제가 도서관에서 했던 행동들이 떠올라 많이 당황스러웠습니다. 혹시 그곳에서 떠든 학생으로 제 자신을 인터뷰해야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습니다. 남들이 내 의견을 물을까봐 시치미를 뚝 떼고 가만히 앉아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칼럼 집필자로 제가 선정되고야 말았습니다. 참 난감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서관에서 조용히 하자’라고 할 만큼 제가 당당할 수 없었으니까요. 칼럼을 다른 기자에게 떠넘기고 싶었지만 그 이유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피하고 싶었지만 이미 기획안엔 제 이름이 칼럼란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글을 쓰면서 제 자신을 반성하려고 합니다. 저 자신부터 철저히 도서관 예절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 결심이 저와 같은 처지에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 엄서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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