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들머리의 세 형식 가운데 ‘이야기하기’와 ‘대화체’에 대해 소개한 바 있다. 오늘은 그 마지막에 속하는 ‘문답형’이다. ‘문답형’은 글자 그대로, 줄을 바꿔가며 질문과 대답을 늘어 놓음으로써 ‘대화체’보다 더욱 강렬하게 독자들을 글로 끌어 들이는 ‘들머리’ 운용 기법이다. 하지만, ‘문답형’의 백미(白眉)가 독자들의 허(虛)를 찌르거나, 미쳐 몰랐던 ‘중요’사실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기에 상당한 공력*(功力)을 필요로 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다음의 예를 보자.

고정 관념에 도전하는 질문부터 하나 던져보자. 올해(2007년) 최고의 수출 기업은? 삼성전자 혹은 현대차, 포스코라는 대답이 많겠지만 틀렸다. 정답은 ‘미래에셋 자산운용’이다. 미래에셋 증권계열의 이 금융회사가 대한민국 어느 대기업보다 많은 외화를 벌어 들였다. (박정훈, 2007, 10.26, 조선일보, A35쪽.)

마찬가지로, 한림학보의 ‘글짱 시리즈’에서도 종종 ‘문답형’ 첫머리를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글쓰기 교육 덕분에 과학자들도 베스트셀러를 쓴다는 ‘MIT 이야기’의 어려운 질문 하나: ‘움베르토 에코,’ ‘마이클 크라이튼,’ ‘칼 세이건’의 공통점은?
답: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들이다.

와 문장에 입체감을 살려주는 작은 따옴표 이야기인 마술사의 요술봉, ‘작은 따옴표,’

문: 문장 부호는 세계 만국 공통일까?
답: 아니다.

그리고 적당하게 호흡을 가다듬어주는 재간둥이, ‘쉼표’에 관한 이야기인 ‘1인 15역의 수퍼스타, ‘쉼표’’의

‘글짱’의 ‘문장 부호 법칙 I’: ‘쉼표는 없을수록 좋다.’
‘글짱’의 ‘문장 부호 법칙 II’: ‘쉼표는 많을수록 좋다.’

등이 대표적인 ‘문답형’ 들머리로 꼽힐 수 있다.

어떤가? 그렇다면, 이제부터 첫머리의 내용과 형식을 놓고 고민하던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지 않을까?

용어 풀이:
*공력(功力): 중국 무술에서 ‘힘’ 또는 ‘에너지’를 일컫는 말. 뼈와 근육에서 나오는 외적인 공력(外功)과 내부의 기운을 강화시켜 나오는 내적인 공력(內功)이 있다.  
*곰투덜: 혼자서 투덜거리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