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 인상적인 결말로 ‘인용’과 ‘반복형’ 마무리를 소개한 바 있다. 오늘은 내용 면에서는 마지막에 해당하는 ‘권유/청유형’과 함께, 형식에 대해서도 알아보겠다.

먼저, 글쓴이의 주장을 독자들에게 넌지시 권해 보는 ‘권유/청유형’이다. 강한 주장이 자칫 독자들의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기법으로, 부드러움이 강함을 제압한다는 능유제강(能柔制强)이 핵심이다. “~해 보는 것은 어떨까?”라든가 “~하도록 하자” 등과 같은 권유, 청유형 어미를 사용함으로써, 딱딱해지기 쉬운 마무리를 무두질*하는 감초(甘草)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맺음말도 형식에 따라 ‘평서’(平敍), ‘도캄(倒置), ‘반문’(反問)의 세 가지로 거칠게 나눠볼 수 있다. ‘평서’는 말 그대로 어떠한 형식 변화 없이 평이하게 글을 맺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도치는 문장의 순서를 바꾸는 것을 말한다. 주로 한 문장에서 뒷부분을 잘라 앞으로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일만이 나라를 살리는 길임을 잊지 말자

라는 결론은

잊지 말자.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이는 일만이 나라를 살리는 길임을.

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반문형’은 글자 그대로 질문으로 끝을 맺는 것을 의미한다. 독자들에게 되려 묻지만 정답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공감대(共感帶)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려는 것이 목적인 셈이다. 마치, 일방적으로 결론을 내리며,

경제 살리기에 온 힘을 기울여야 나라가 산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라고 말하기보다

경제 살리기를 등한시 했어도 나라가 산 경우가 있을까?

라며 독자들의 동의를 유도하는 식이다.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 역시 시도해 보고 익혀야 내용을 소화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이 글의 마무리는 어떤 내용, 어떤 형식에 속할까? (정답은 몇 면에)

정답: 인용형(내용) * 반문(형식)

참고 문헌:
정민 (2002). 책 읽는 소리. 마음산책.
정민 (2004). 미쳐야 미친다. 푸른역사.
황소웅 (2005). 「바른 글 좋은 글」. 랜덤하우스중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