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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당신이 머문 자리는 아름답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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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와 각종 행사로 한 동안 신경을 못 썼던 강의실을 둘러보니, 새 책상들이 줄맞춰 우릴 반긴다. 누군가가 컨닝 페이퍼 작성을 위해 새겨 놓았던 문구도, 유행가의 가사도, 일상의 잡다한 낙서도 옛날 책상과 함께 이젠 ‘안녕’이다. ‘반짝’거리는 새 책상을 보며, 그동안 우리가 학교의 시설물을 사용하는데 얼마나 ‘무례’ 했었는지를 새삼 돌아보게 된다.
우리의 과소비가 가장 많이 이뤄지는 곳은 화장실이다. 이곳에선 마치 습관이라도 된 듯 화장지를 겹겹으로 말아 사용한다. ‘우리집 휴지도 아닌데 뭐 어때’라는 생각에 휴지 두루마기를 마구 돌린다. 때론 화장지 한 덩어리가 변기통에 막혀 있는 것을 보며, 불만이 저절로 나온다. 하지만 그 휴지뭉치가 얼마나 많은 자원을 품고 있는 지, 우리는 인식하지 못한다.
학내 곳곳에 설치돼 있는 정수기. 정수기에는 항상 일회용 컵이 다량으로 비치돼 있다. 하지만 일회용 컵이 서로 붙어있는 경우가 많아 하나를 집으려고 해도 몇 개가 같이 딸려 나오기 쉽다. 그럼 자신이 이용할 컵 외의 다른 컵들은 제자리 또는 정수기 위에 올려놓으면 된다. 하지만 이마저 귀찮은 사람들은 바닥이나 휴지통 주위로 그냥 새 컵을 날려 버린다. 짓궂은 학생들은 기숙사에 가서 사용하리라는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일회용 컵을 한 뭉치 들고 가버려, 다른 사람들이 이를 이용하지 못하는 일도 있다.
정수기 컵이 수난을 당하고 있는 동안 국제관에선 ‘알 도난 사건’이 이어진다. 국제관 컴퓨터실의 마우스 볼을 야금야금 빼가는 ‘좀도둑’이 활기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심코 가져간 마우스 볼로 인해 수업 시간에 옆 친구의 모니터만 ‘뚫어져라’ 바라보는 학생들이 있다. 조금 더 학내의 물건을 소중히 다루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에 학생과 부모님의 허리가 휘어가고 있다. 우리가 낭비하는 휴지, 물컵, 마우스 볼 등이 휘어진 허리를 더욱 구부리게 만든다.
화장실을 이용하다보면, ‘아름다운 사람은 머문 자리도 아름답습니다’라는 문구의 스티커가 눈에 들어온다. 공용으로 사용하는 물건일수록 더욱 아껴서 사용해야 우리의 ‘자리’도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 오늘, 당신이 머문 자리는 아름답습니까?
/ 김은경 수습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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