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채 다 피지 못한 꽃 한 송이가 돌이킬 수 없는 걸음을 내딛었다. 전주의 한 대학에서 겨우 22살 밖에 되지 않은 양 군이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개강 날 자신이 속한 동아리의 동아리방에서 그는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해 먼저 간다’는 유서를 남기고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 꺼버렸다. 이 소식은 개강으로 들뜬 대학생들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었다.

양 군은 왜 죽음을 택해야만 했을까. 그는 등록금 마련이 어려워 이미 여러 차례 휴학을 했었고, 학자금 대출을 신청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거절당했다. 그런 어려움 속에서 그는 자신의 고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지 못했고, 결국 자살이라는 비극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자신의 생명을 스스로가 끊어버리는 짓은 살인 중 가장 잔인한 살인법이다. 대게 자신의 마음 속 이야기를 밖으로 꺼내지 못해 마음의 병을 앓는 사람들이 최후의 방법으로 자살을 선택한다. 만약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이 단 한번이라도 자신의 고통을 타인에게 얘기한다면, 주변 사람 들 중 단 한명이라도 그 사람의 고통을 알아준다면 그들이 잔인한 살인을 저지를 일은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의지 할 수 있던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대학생들에게는 많은 고민이 존재한다. 학교에선 그런 학생들을 위해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참여율은 저조한 편이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혼자서 고민하고 성급하게 결정을 내리고 있다. 그런 고민을 안고 있는 자신에게 여유를 줘 보자. 여유를 갖고 주변을 살핀다면 해결 할 수 없는 고민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Life 속에는 ‘if’가 들어있다. 만약이라는 희망이 양 군을 내일, 또 모레로 이끌었다면 그는 멀지 않은 미래에 자신의 꿈을 한 송이 꽃처럼 활짝 피워냈을 것이다. 당신이 단 한번이라도 자살이란 비극을 생각 해 본 적이 있다면, 닫힌 마음을 열고 세상을 마주하자. 그리고 옆 사람의 마음속을 살며시 바라보자. 당신의 고통이, 괴로움을 앓고 있는 누군가의 고통과 만나 소통할 수 있다면 그 고통은 곧 사라질 것이다.

/ 이다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