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인의 가을 축제 ‘들불제’가 2박 3일의 숨가뿐 일정을 마쳤다. 캠퍼스가 뜨거운 공연 열기로 가득 차 있는 동안 ‘아는 사람만 안다’는 학술제가 소리 소문 없이 지나갔다. 매년 들불제 기간 중 열리는 학술제 시상식은 다같이 즐기는 축제가 아닌 ‘아는 사람들’만의 잔치로 끝이 나곤 한다. 학문을 연구하는 대학에서 학술제는 꽤나 중요한 행사지만, 적어도 우리 학교만큼은 아닌듯하다. 

이번 학술제는 학술논문, IT, 창작물, 영어경시 등 4개 분야에 총 67팀이 참가해 45팀이 수상했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상장이라는 영예와 함께 총 1천850만원의 상금이 주어졌다. 참여율이 워낙 저조해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참가한다면 수상의 영예와 상금이라는 짭짤한 수입도 올릴 수 있지만 참여율은 매년 저조하다. 우리들은 초대가수의 노래 한 곡에 열광하면서도 자신을 되돌아볼 기회를 자꾸 잊어버리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어떻게 보면 학술제는 매우 좋은 자기반성의 기회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면 교수의 심사와 ‘상’이라는 지표로 검증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우리는 그 기회를 놓치고 있는 셈이다. 자신을 알고 싶다면, 축제 속에 감춰진 학술제라는 거울을 꺼내 자신의 대학생활을 비추어 보아야 한다.

새 기숙사 공사가 시작했다고 한다. 완공되면, 편의시설이 완비돼 캠퍼스 라이프를 누릴 수 있게 된다는 말에 학생들은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영선 총장이 학술제 시상식에서 한 말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진정한 캠퍼스 라이프란 학술, 과외활동 등에서 자신감을 갖고 생활할 때 이뤄진다” 우리가 꿈꾸는 ‘캠퍼스 라이프’가 진정한 ‘캠퍼스 라이프’인지를 고민할 때다.

이제 축제는 끝났다. 그리고 내년 이맘때쯤 다음 축제가 열릴 것이다. 학술제 시상식장이 시끌벅적한 ‘대학 축제의 메카’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고민하고 반성해보자. 놀이 뿐 아니라 학문에서도 학생들의 실력을 서로 나누고 경쟁하면서 즐길 수 있는 열정적인 대학생을 위하여.

/ 김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