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6년 5월1일 토요일 미국 전역에서는 ‘8시간 노동제 쟁취’를 위한 총파업과 노동자들의 시가행진이 벌어졌다. 전국적으로 34만여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한 이날 총파업과 시가행진은 그동안 열악한 노동조건 속에서 무시됐던 노동기본권을 수호하기 위함이었다. 당시 미국은 1865년 남북전쟁에서 공업분야가 발달한 북부의 승리와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급속한 산업화가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미국은 경제적으로 커다란 성장을 이룩했으나 흑인과 유럽이주민 등 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환경 속에서 하루 12∼18시간의 장기간 노동과 저임금으로 생존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동자들은 1886년 전국적 노동운동단체인 ‘미국노동총동맹’을 결성하고 그해 5월1일 ‘8시간 노동제 확보’를 위한 총파업에 돌입한 것이다. 이날 총파업과 시가행진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그 다음날인 5월2일 멕커믹 농기계 공장에서 농성 중이던 노동자들이 30여명의 폭력배들에게 집단구타를 당하고, 경찰들의 총격에 의해 어린 소년을 포함한 여섯명의 노동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상황은 순식간에 악화됐다. 이 사건을 접한 노동운동지도부는 5월3일 시카고의 헤이마켓 광장에서 30여만명의 노동자들이 모인 가운데 항의집회를 열고 경찰의 만행을 규탄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를 중단시키려고 할 때 폭탄투척 사건이 발생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한 명이 사망하고 일곱 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사건으로 경찰은 스파이스, 필덴, 파슨즈, 니베 등 8명의 노동운동지도부를 체포하고 폭동죄로 기소했다. 이후 이들에 대한 재판이 열렸으며 9월9일 니베를 제외한 7명이 사형선고를 받았다. 이러한 경과로 1889년 7월 전세계의 노동운동지도자들은 파리에서 ‘제2 인터네셔날 창립대회’를 갖고 미국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세계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5월1일을 세계노동절로 결정했다.

  현재 전세계의 노동자들은 올해로 108주년을 맞이하고 있는 세계노동절을 단순히 ‘기념하는 날’이 아닌 전세계의 노동자가 단결해 ‘투쟁하는 날’로서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자들의 연대와 단결을 통한 투쟁은 현재 한국사회에서 더욱 절실히 요구된다. 작년 말부터 불어닥친 경제위기로 한국사회에서 실업자 수는 현재 4백만 명을 넘어서고 있으며 경제위기를 빌미로 한 사업자들의 불법·부당노동행위로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또한 정부도 이에 대한 한시적인 대책만을 내놓을 뿐 현재 노동자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전무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세계노동절은 한국사회의 노동자 민중에게 민중생존권 쟁취의 필요성을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 사회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