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5시 김유정관 앞은 한강전 출범식을 알리는 파란 파도로 출렁였다. 총장님과 선수들의 악수에 지켜보던 관객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학생들은 ‘I♡HALLYM'이 새겨진 파란 수건을 쥔 채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왔다갔다하며 한강전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출범식을 시작으로 다음날인 12일 5시 B-boy ‘마리오네트’의 축하공연과 환영사, 축사, 성화봉송을 시작으로 ‘제1회 강원대·한림대 스포츠교류전’(이하 한강전)의 막이 올랐다. ‘최강한림’을 외치던 파란물결과 ‘무적강대’를 외치던 빨간물결은 경기장 양옆을 가지런히 수놓으며 양팀의 응원전이 시작됐다. 차가운 겨울바람도 감히 들어올 수 없을 만큼 호반체육관은 학생들의 응원 열기로 가득찼다. 

‘끼긱끼긱’ 선수들의 농구화가 코트 바닥과 만나며 경기가 시작됐다. 눈 한번 깜빡할 때마다 농구공은 이쪽저쪽으로 날아다니며 빨간선수에게 한번 파란선수의 가슴에 한번씩 안겼다. 1쿼터, 2쿼터 계속해서 한림대가 앞서자 강대 백령응원단의 한층 거세진 응원으로 빨간함성이 체육관을 뒤덮었다. 빨간막대에 대응하듯 파란 우산들이 모여 커다란 방패막을 이뤘다.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카메라 셔터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졌다. 마지막 4쿼터, 강대의 끊임없는 패스와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70대 60으로 승리의 여신이 한림대의 손을 들어줬다. 강원대 김화경(간호·1년) 씨는 “열심히 해준 양팀 선수덕에 경기가 재미있었다”며 “내일 축구는 반드시 이기겠다”는 포부를 보였다. 

농구가 끝나자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경기장을 빠져나가 한산한 모습이었다. 이어 각학교의 동아리제전이 학생들의 분산된 눈을 사로잡았다. 특히 본교에는 없는 강대의 합기도 동아리 ‘덕무회’는 머리위의 사과를 깨고 공중회전으로 송판을 깨며 관객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우수 동아리로 강원대 ‘브로커’와 한림대 ‘춤바람’이 선정되어 이틀째 축하공연에 초청됐다.

전날보다 밝아진 햇살은 한강전의 2일차 일정을 환영하는 듯 학생들을 따스하게 비췄다. 가장행렬로 시작된 행사는 수능일과 겹치며 수험생들의 시험을 배려하기 위해 예정보다 30분 늦춰진 1시 30분부터 시작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림대 가장행렬 수상팀은 인형복을 입고 수화를 했던 한림대학교 수화동아리 ‘앞빛’이 차지했다. 이외에도 환자복과 간호사복을 입고 퍼포먼스를 보여줬던 한림대학교 의대와 일본전통의상을 입고 행진을 했던 강원대학교 일본학과 등이 있었다. 본교에서 출발한 가장행렬은 팔호광장에서 강대와 합류해 종합운동장까지 한걸음 한걸음 다가갔다.

‘빰빠바밤’ 고적대의 우렁찬 소리가 하늘로 울려 퍼지며 축구경기의 시작을 알렸다. 고적대 소리가 들려 나와봤다는 박하선(공무원 퇴직·63) 씨는 “젊음의 열기를 느껴보고 싶어 나왔다”며 “양교간의 화합이 아주 좋아 보인다”고 전했다. 양 팀 선수들은 웃음없는 비장한 표정으로 서로 악수를 하며 경기는 시작됐다. 빨간 물결과 파란 물결은 어제보다 더욱 커져 힘찬 물결을 쏟아냈다. 축구공이 골대로 향할 때 마다 양쪽 학생들은 흥분의 도가니가 됐다. 골기퍼가 공을 걷어내자 한쪽은 안도의 한숨을 한쪽은 아쉬움의 탄식을 지었다. 경기는 4:2로 강원대가 승리하며 농구와 축구 각각 1:1로 사이좋게 우승을 나눠 가졌다. 시상식이 끝난 뒤 유니콘 응원단장 임학록(레저스포츠산업·3년) 씨는 “학우들이 열심히 응원을 따라해 줘서 더욱 힘이 났다”며 그의 거칠어진 목소리가 한강전을 더욱 빛내주었다.

축구경기가 끝난 후 사람들이 빠져나간 뒤 종합운동장은 내일이라도 철거 될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쓰러질 듯 한 종합운동장을 뒤로 사람들은 하나 둘 호반체육관으로 이동할 차량에 탑승했다. 축하공연이 진행될 호반 체육관은 예상과 달리 학생들이 적어 한적했다. 관계자들이 뒷좌석의 의자를 수거하고 공연이 진행됐다. 가수 유열의 노래로 분위기가 무르익고 이어 춘천시 이광준 시장의 트럼펫 연주로 남녀노소할 것 없이 모두 손을 좌우로 흔들었다. 100여명의 관객이 모인 호반 체육관의 썰렁함을 MC들의 재치있는 입담이 가득 매우며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리쌍의 힙합공연에서는 한 할아버지가 귀를 막으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기도 했다.

공연을 끝으로 대기하던 강원대버스와 한림대버스가 학생들을 태우고 양학교로 떠났다. ‘제1회 한강전’은 빨강과 파랑의 하나된 물결로 태극무늬를 이루며 성대하게 막을 내렸다.

/ 김설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