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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기획]신사회운동을 알아본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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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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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사회의 출현과 더불어 발전해 온 사회운동은 사회구조변화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해왔다. 사회부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사회운동을 진단하고 그 현장을 찾아가본다.

  역사적으로 집단적인 사회운동은 모든 사회에서 존재해왔다. 과거 산업혁명 이후 등장한 노동운동이나 19세기에 등장한 여성들의 참정권 운동 등은 전형적인 사회운동들이었다. 이 사회운동들이 요구했던 내용들은 이제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합법화되고 제도화되었다. 이밖에도 종교집단을 중심으로 했던 금주운동도 19세기 말 대규모로 전개되었던 사회운동이었다. 사회운동은 기존의 제도화된 영역 밖에서 집합행동을 통하여 공동의 이익이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집단적 시도라고 정의될 수 있다.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환경운동, 평화운동, 반핵운동, 생태운동, 동성연애자운동 등의 사회운동들은 그 성격상 과거에 존재했던 사회운동과 근본적인 차이를 보인다는 점에서 흔히 신사회운동이라고 불리고 있다. 정치적으로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적으로 산업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새롭게 인식된 사회문제들을 중심으로 등장한 이들 사회운동들은 20세기 중반까지 사회운동의 주류를 이루고 있었던 노동운동과는 여러 가지 점에서 차이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노동운동과 대비하여 신사회운동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렇다면 신사회운동에서 “새로운”점은 무엇인가? 학자들의 견해가 다르기는 하지만, 공통적으로 지적되고 있는 점은 먼저 신사회운동의 목표와 관련하여 특정한 사회집단의 이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적용되는 공공선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사회운동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인권운동과 같이 보편적인 가치를 추구하거나 환경운동과 같이 집단이익이나 국가이해를 초월하는 목표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이해 당사자에 한정된 노동운동이나 농민운동과 같은 사회운동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둘째로 이들 신사회운동의 참여주체들이 전통적인 사회운동의 주체들과 다르다는 점이다. 신사회운동의 주요 참여집단은 고학력 전문가 집단, 여성, 젊은 세대들이다. 이들은 자신들의 물질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하여 신사회운동에 참여하지 않기 때문에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초계급적이라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셋째로 조직의 형태에 있어서 관료주의적인 조직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전통적인 사회운동과는 달리 탈 관료주의적이라는 점이다. 조직의 지도자와 조직원이 위계적으로 조직되어 있고, 의사결정이 집중되어 있는 관료제의 형태와는 달리 신사회운동은 개별 구성원의 직접적인 참여와 비공식적인 조직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의사결정도 조직의 지도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분산된 의사결정과정을 거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직접 민주주의적인 성격을 강하게 보여주고 있다.

  넷째로 신사회운동은 정당이나 의회와 같은 기존의 정치제도 틀을 이용하기보다는 제도 밖에서 여론을 통하여 국가나 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영향력의 정캇를 특징으로 한다. 신사회운동은 자신들의 이해를 정치적 대변할 수 있는 정치적 기구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로비활동보다는 대중적인 영향력을 통하여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자 한다. 그러므로 중요한 활동목표는 대중적인 호소와 대중적인 참여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특징들을 지닌 신사회운동이 서구적인 신사회운동의 모습이라고 한다면, 비서구 사회에서의 신사회운동은 위와 같은 특징들과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먼저 아시아나 남미에서 나타난 신사회운동은 구사회운동과 분명하게 차이를 보이는 것인지는 아니다. 그러한 이유는 신사회운동이 구사회운동과 거의 같은 시기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흔히 "비동시성의 동시성"이라고 불린다. 서구사회에서 비동시적으로 등장했던 사회운동들이 비서구 사회에서는 동시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신사회운동인 환경운동은 서구에서 노동운동이 발생한 이후 약 2세기 후에 시작되었지만 아시아의 경우 산업화가 얼마 진행되지 않아서 시작되었기 때문에 노동운동과의 시간적인 격차를 크게 보여주고 있지 않다. 그리고 비서구 사회에서는 서구에서 진행된 사회운동의 진화과정과 동일한 사회운동의 진화과정을 겪고 있지도 않다. 페미니즘의 등장이 대표적인 예이다.

  여성들의 참정권 투쟁으로 시작된 서구의 페미니즘은 이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기회의 확대와 노동시장내 여성차별의 철폐, 가부장적인 여성억압의 철폐 등을 내세우면서 전개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비서구 사회에서 페미니즘은 여성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처럼 신사회운동은 각 사회의 역사 발달과정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서구적인 신사회운동의 특징이 반드시 비서구 사회의 신사회운동에서도 발견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사회의 신사회운동은 대체로 80년대 시작되었다. 산업화의 부산물로 등장한 환경오염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환경운동이나 반핵 평화운동은 경제성장의 성과물을 공유하려는 노동운동과는 다른 공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환경운동연합으로 발전된 환경운동단체들은 지금까지 국가가 추진해 온 산업화에 대한 비판과 환경오염 고발 등을 통하여 점차 그 지지를 넓혀가고 있다.

  80년대 두드러진 또 한가지 신사회운동은 여성운동이다. 한국의 여성운동도 80년대 후반에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주로 지식인 여성들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의 여성운동은 대학내에서 여성학과를 설치하면서 본격화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여성의 문제를 남성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여성의 독자적인 시각에서 연구하고 분석하기 위한 제도적인 토대가 마련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국의 신사회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어떻게 대중적인 공감대로 발전시키고 지지를 얻어내는가 하는 것이다. 대중적인 “동의의 동원”을 통하여 그들의 영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매체를 통한 대중적 계몽과 참여를 도모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린피스의 경우와 같이 극단적인 방식의 저항을 통하여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수단이 자주 사용되기도 한다. 그리고 독일의 녹색당의 경우와 같이 신사회운동이 정당의 형태로 전환되어 정치적으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특정한 이슈만을 중심으로 하는 녹색당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정치적인 영향력을 제도화시키기 위한 이러한 시도들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하였다. 대부분의 정당들은 다양한 이슈들 (외교, 국방, 경제, 문화, 환경, 여성, 복지 등)을 정책적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특정한 이슈만을 다루는 정당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힘들기 때문이다.

/ 신광영 (사회학과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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