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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죽음, 다음 세상을 향한 여행영화 <굿'바이> 중 한 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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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회 일본 아카데미 시상식 최우수 작품상과 제81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 영화상 두개의 아카데미를 손에 거머쥔 영화 굿'바이는 납관사에 대한 이야기다. 시신을 염하고 관에 넣는 일은 일반 사람들에게 천하게 생각되는 일이다. 하지만 영화의 초반부에 나오는 시신을 염하는 모습은 이러한 편견들을 무참히 부숴 버린다. 손길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행여 죽은 시신의 모습이 흐트러질까 애쓰는 모습은 경건하다 못해 숭고하기까지 한다. 영화 속의 죽음 각기 다른 사연을 간직한 다양한 모습들의 죽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들을 대하는 납관사의 모습은 한결같아 죽은 지 2주일동안 방치되어 부패가 시작된 시신에게도 정중한 태도를 유지한다.
주인공인 다이고는 도쿄의 한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연주하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가 해체되고 아내인 미카와 함께 고향인 야마시타로 돌아온다. 고향에 내려온 그를 본 목욕탕 아주머니는 자신의 아들과 비교 하면서 훌륭히 잘 큰 아들이라고 칭찬한다. 하지만 그의 납관사일이 알려지고 그의 친구인 목욕탕집 아주머니의 아들은 그를 천한 일을 행하는 사람으로 격하한다. 게다가 자신의 뜻을 잘 따르던 아내마저도 다이고를 보며 불결하다며 소리치며 친정으로 돌아가 버린다. 그러나 다이고는 자신이 행하는 납관일을 전혀 천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거북스럽고 남들 눈에는 천한 일이었지만 가족들도 하기 힘든 고인을 보듬고 생전의 모습보다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은 사람들과 이별을 고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고귀한 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5분이나 늦게 왔다며 시체로 돈을 버는 사람들 쯤으로 생각하며 다이고와 사장에게 모욕감을 주던 상주도 염이 끝난 뒤 그 정성에 감복 해 고개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한다. 오케스트라에서 첼로를 치는 일보다도 가족들도 어찌하지 못하는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을 정성으로 보살펴주는 귀한 일인 것이다.
영화 중반에서 치열하게 강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연어들을 보며 다이고는 죽기위해 힘들게 강물을 거스르려는 연어 떼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냥 ‘자기가 살던 곳에서 편하게 죽으면 안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하지만 지나가던 할아버지가 말한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거라고. 죽을 자리를 찾아 죽을 수 있음도 행복한 것이라고 말이다. 고단한 삶을 살아가다가 사랑하는 가족들의 품에서 아름다운 이별을 고하는 영화 속 죽은이들의 모습은 강물을 거슬러 오르려는 연어들의 모습과 닮았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이별을 돕는 다이고는 그들의 이별이 마냥 슬프지는 않게 남겨진 사람들에게 큰 위로를 전한다.
영화를 보면 자주 눈물을 흘리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최루성 짙은 억지로 짜내는 눈물이 아니라, 나도 모르게 따갑게 목이 메어 오고 가슴이 먹먹해지며 흘러내리는 눈물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웃음을 유발해 웃기도 많이 웃었지만 죽음의 우스꽝스럽게 희화화 하거나 억지스러운 유머는 아니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내며 그의 얼굴에 진한 립스틱 자국을 남기며 웃으면서 우는 어느 모녀의 모습처럼,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살아있기에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묻어나는 정겨운 웃음이었다.
마지막에 목욕탕집 아주머니를 화장을 하면서 화장터 직원 할아버지가 말하였다. “죽는다는 건 헤어짐이 아니라 다음 세상을 맞이하는 문이야 나는 문지기로서 많은 사람들을 보내주었다네. 다녀오세요 다시 만납시다 라고 말하면서.” 다이고는 처음에 납관일을 여행도우미로 오인하고 시작을 하게 된다. 하지만 다이고가 과연 오인을 한 것일까? 죽음이라는 다음 세상을 향한 여행을 충실히 도와주는 그런 멋진 도우미가 아닐까? 나는 생각한다.
/ 박종태(국어국문․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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