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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소녀의 감성을 간직한 밴드 Travis브리티쉬 인베이전을 향한 돌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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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첫 번째와 두 번째로 소개했던 Radiohead와 Oasis를 잠시 살펴보자.
이 둘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밴드들이다. Radiohead의 경우 전자음을 적극 받아들이며 매번 다른 모습들을 보여줬다. 대신 Oasis는 늘 로큰롤을 축으로 한 우물 파기의 끝을 보여줬다. 이번엔 이 두 밴드들 중 Radiohead와 비슷한 길을 택한 Travis를 살펴보자.
먼저, 늘 그렇듯 멤버부터다. 보컬리스트 프랜시스 힐리, 기타리스트 앤디 던롭, 베이시스트 더글라스 페인, 드러머 닐 프림로즈로 4인조 구성돼 있다.
1997년 발표된 이들의 1집 [Good Feeling]은 'All I want to do is Rock’부터 직선적인 로큰롤의 향연이다. 이어서 히트한 ‘Happy’와 ‘Tied to the 90’s’도 마찬가지다. ‘그 당시 브리티쉬 록의 정신을 구현해냈다’ 는 찬사를 받았다. 이 음반은 영국 차트 톱 텐에 오르며 선전했지만 이들을 대단하게 생각하진 않았다.
1999년 정규 2집 [The Man Who]가 발매된다. 이 음반을 기준으로 1집과 그 이전 인디생활에서의 Travis는 안녕하게 된다. 그들의 직선적인 로큰롤을 사랑하던 팬들은 실망했지만 이들은 더 많은 팬들을 확보한다. 식상하지만 ‘이웃집 오빠 같은 외모와 소녀적인 감성’이 Travis가 인기를 얻는데 일조했다. 이러한 감성에 비추어 사람들은 이들을 Post Radiohead라고 칭하게 된다. 그런데 Radiohead와 정말 비슷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둘 다 2집부터 변화를 시작했으며, 똑같이 1집에선 거칠었다는 점이다. 1집에서 Radiohead는 얼터너티브를, Travis는 직선적인 로큰롤을 선보였었다. 또 2집에서부터 진정 인기 있는 밴드가 됐다는 점이다.
그러나 2001년 발매한 3집 [The Invisible Band]에서 Radiohead와의 궤를 달리한다. Radiohead가 그들의 3집 [OK Computer]에서 완전 다른 세계로 떠나버린 것과 다르다. Travis는 2집과 비슷한 음악들을 이어온다. 대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으로 돌아온다. 전작은 틀어놨을 때 처음부터 끝이 비슷한 느낌이다. 그러나 3집에선 각각의 곡들이 개성을 가지고 있다. 우선 첫 곡 'Sing'에선 컨트리 음악에서 쓰일 법한 만돌린이라는 기타 비슷하게 생긴 생소한 악기를 이용했다. 'The cage'와 'Follow the light' 등의 곡들에선 감수성이 더욱 풍부해진 느낌이다. 딱 듣는 순간 비오는 날 이 곡들이 얼마나 잘 어울릴까란 생각이 든다. 프랜시스의 목소리와 부드럽게 연주되어오는 어쿠스틱 기타의 조화. Radiohead가 좀 병적인 우울함을 표현했다면, Travis는 비오는 날이나 혹은 혼자 있을 때 느껴지는 감성적인 기분을 잘 나타낸다.
2년이 지나고, 2003년. Travis는 좀 변해있었다. 이들은 4집 [12 Memories]를 발매한다. 이 음반을 설명하기에 앞서 당시의 상황을 잠시 전해야겠다. 4집을 발매하기 전, 팀의 드러머인 닐이 수영장에서 사고로 목뼈를 골절 당한다. 이 사고로 그는 여생을 반신불수로 지낼지도 모른다는 비보가 전해져왔다. 그러나 기적적인 회복과 눈물겨운 재활은 다시 그를 드럼으로 불러왔다.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서 낸 4집은 단연 어두울 수밖에 없다.
Post Radiohead라는 별칭은 늘 있어왔지만 4집만큼 이름값을 한 음반도 없는 듯하다. ‘Quicksand’의 우울함. ‘The Beautiful Occupation’은 이라크 전쟁 난민 어린이 자선 음반에 실렸던 곡. 곡의 분위기부터 곡이 가진 의미까지. 옆집오빠의 소녀감성은 이만 안녕인 듯 했다. 그래도 음반의 말미에 ‘Love Will Come through’로 감성이 살아있음을 알려준다. 또한 이 노래는 이후 음반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곡이 된다.
이후 4년이나 Travis는 조용했다. 그 4년간 보컬 프랜시스는 아들을 낳으며 가정을 이루었다. 그렇다보니 오랜 기간이 흘러나온 5집 [The boy with no name]은 좀 밝은 분위기를 띤다. 국내에서 Travis의 곡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Closer'는 한번 만 들어도 후렴을 따라할 만한 곡이다. 어느 때보다 로맨틱 한 멜로디와 프랜시스의 편안한 보컬이 귀를 감싼다. 여담이지만 내한 공연을 온 Travis의 공연에서 우리나라 팬들은 잊지 못할 이벤트를 선사했었다. 'Closer'의 후렴구인 'Closer~Closer~‘를 따라 부르며 수많은 종이비행기를 날려준 것이다. 우리나라 팬들의 열렬한 환호에 또 다시 내한공연을 오겠다고 공헌했다는 후문도 있다. 물론 그것이 진실일지는 그들만이 알 것이다.
1년만이었다. 신보가 생각보다 굉장히 일찍 발매됐다. 6집 [Ode To J. Smith]는 빠르게 발매된 신보가 가지는 걱정들을 모두 날려주었다. 보통 너무 빨리 발매되는 신보는 저번 앨범의 반복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니면 새로운 시도를 하려다보니 변화를 따라잡지 못한 팬들로부터 이질감을 형성해 멀어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러나 Travis는 달랐다. 예전 1집만큼의 강렬함이었다. 몰아치는 기타와 크게 울리는 드럼소리는 감성적인 소년에서 로커로 새롭게 태어난 Travis였다. 그렇지만 그들의 장기라고 부를만한 유려한 멜로디라인은 아직 살아있었다. 수록곡 중 ‘j. smith'와 ’Something anything'이 그러한 느낌을 잘 살리고 있다.
Post Radiohead의 굴레를 벗어나 되려 Post Travis를 만들어 냈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Travis 소개를 이만 마쳐야겠다. 물론 다음 글은 Post Travis의 대표 격이라 할 만한 Coldplay에 관한 글이 될 것이다.
/ 길태우(언론․2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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