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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역사 해석은 미래의 방향을 제시"지난 31일, [저자와의 대화] 이문열 초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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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1일, 작가 이문열이 본교를 방문했다. 이 작가는 작가초청회에서 안중근 의사의 30년 남짓의 인생을 담은 <불멸>을 소개했다.
이 작가는 초청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한 가지 화두를 던지며 입을 열었다. “역사를 해석한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말한 이 작가. 그는 소설 <불멸>을 출간하고 얼마 안 돼 한 가지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안 의사를 앞세워 근대 대표적운동인 동학을 폄하하고 이간시켰다는 평을 많이 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이런 일이 겪으니 사실을 적었는데 왜 이런 평가가 나오는지 의문이 생겼다”며 “이번 일을 통해 역사 해석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했다”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안 의사 자서전에는 동학군을 ‘서절배(쥐도둑 무리) 동학도’라고 표기한 부분이 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이 부분을 보고 “안 의사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많이 고민했다”며 왜 지금의 해석과 다른가, 역사란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인식하며 이 사실에 대해 엄청난 생각과 조사를 했단다. 동학군이 일어났을 당시 동학군을 토벌하려는 반 동학 의병들도 일어났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의 아버지인 안태훈은 초기 개화파(동도서기)로서 동학군과 정치철학이 달랐고 자연스럽게 반 동학군으로 활동하게 됐다. 따라서 안 의사도 아버지의 선택을 따라 반 동학 의병으로 활동한 것이다. 이 작가는 “안 의사가 동학군을 싫어 한 것은 아버지의 영향도 적지 않았고 이밖에도 동학군을 싫어할 이유는 많았다”며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동학의 3대 교주인 손병희는 1902년에서 5년 사이에 일본에서 생활을 했다. 당시 일본으로 넘어가면서 자신의 빈자리를 수제자 이용구에게 맡겼다고 한다. 하지만 이용구는 일부 동학교도들과 함께 친일단체인 일진회에 가담했고 국내에서 동학에 대한 시선은 급격히 나빠졌다. 이후 손병희가 돌아와 정치와 종교를 분리하면서 천도교로 개명했지만 여전히 의병과 동학의 사이는 좋지 않았다. 이 작가는 “이러한 사실들은 해석이 달라 오늘에 와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며 집필 당시 어려웠던 점을 털어놓았다.
“역사를 해석한다는 것은 단순한 해석이 아니라 현재를 이야기하고 미래의 방향을 제시 하는 것”이라며 자신이 던진 화두에 답하는 이 작가. 그는 “역사적 사실은 하나지만 그에 대한 해석은 언제나 많았고 시대, 사람, 나라마다 달랐다”고 말했다. 때문에 누가 어떠한 해석을 하느냐에 따라 역사는 모습을 달리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다르다는 것이 이 작가의 깨달음이다.
이어진 질의와 답변 시간에서 한 남학생은 이 작가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안중근 의사가 테러리스트라는 주장에 반박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이 작가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응징 대상, 소속 단체, 의식의 문제가 바로 그것이다. 그는 “일반 테러리스트와 달리 안 의사는 대한의군부란 독립운동단체에 소속돼 조국에 피해를 준 가해자를 살해했다”며 안 의사의 행동을 설명했다. 또한 즉흥적이고 도발적인 테러리스트와 달리 안 의사는 조국을 위해 정신이 성장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안 의사의 생애를 조사해보면서 느낄 수 있었던 점은 안 의사가 15세 이후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치밀하게 의식이 전개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며 “이런 사실들이 안 의사를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수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또한 이 작가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학생들에 대한 충고도 아끼지 않았다. “요즘 학생들은 여러 세기에 한번 있을만한 큰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하는 이 작가. 이러한 큰 변화는 문화의 변화에서 오는 것이란다. 그는 “요즘 문화의 대표로 꼽을 수 있는 인터넷은 양날의 칼이어서 젊은이들이 잘못 쓰면 엄청난 흉기가 된다”며 말을 이어나갔다. 인터넷의 가장 큰 특징은 소통의 양방향성이지만 요즘의 인터넷은 그렇지만도 않단다. 많은 학생들이 인터넷에 있는 주장이나 생각들을 자신의 생각과 같다고 착각하고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작가는 “세상의 논리나 주장들은 검증할 기회와 노력을 가져야 하지만 요즘의 문화들은 검증할 기회가 없다”고 말했다. 일례로 책의 경우 그 내용을 읽고 생각할 시간을 가질 수 있지만 영화와 동영상 등은 생각할 틈이 없이 계속해서 새로운 장면을 보여준다. 이 작가는 이런 예를 들며 “많은 젊은이들이 끊임없이 생각하고 문화를 돌아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충고했다.
/ 류호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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