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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록을 하는 밴드 Keane브리티쉬 인베이전을 향한 돌진 - Kea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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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ane은 정말 특이한 록 밴드다. 보컬리스트 톰 채플린과 피아니스트 팀 라이스-옥슬리, 드러머 리차드 휴즈로 3인조 라인업이 보여주듯 록 밴드에 그 흔한 기타리스트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타의 록 밴드들을 압도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2004년 이들의 데뷔작 [Hopes and Fears]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피아노 록이라는 장르는 원래 있었다. 이는 원래의 록 밴드(기타-베이스-드럼)구성에서 피아노가 더해진 장르다. 하지만 Keane은 거기서 더 나아가 과감히 기타와 베이스를 배제하고 피아노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 파격은 그 해 사람들을 휘어잡았다. ‘Somewhere only we know’와 ‘This is last time’ 그리고 ‘Everybody's changing’까지. Keane이라는 팀을 대표하고 알린 이 곡들은 정말 대단하다. 유려한 멜로디와 기타와 베이스 없이도 충분히 록다운 분위기를 내주는 피아노의 향연. 게다가 이 곡들을 제외하고도 음반자체가 워낙 좋아서 어느 하나를 가려내기가 어려울 정도다. 음반 전체가 좋기 때문에 부담 없이 듣기에 아주 좋다. Keane과 비슷한 파격을 선보인 밴드에는 베이시스트가 없이 키보디스트가 그 자릴 채운 Doors나 기타와 드럼으로만 팀을 꾸린 White stripes가 있다. 그렇지만 과감히 기타와 베이스를 둘 다 배제한 Keane은 정말 대단한 록밴드임에 틀림없다.
1집의 성공이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친 걸까? 이들에게 큰 부담을 준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이들은 음악적 실험을 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2006년 2집 [Under The Iron Sea]는 자신들의 정체성에 관한 질문이었던 듯 싶다. 명색이 록 밴든데 거친 기타소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키보드에 이펙터(효과넣는 것)를 잔뜩 넣어서 만들어낸 기타 음이 음반 전체에 흐른다. 특히 ‘Is it any wonder?’의 경우가 특히 그렇다. 확실히 기타가 없는 부분을 채우고 싶었던 듯하다. 전반에 흐르는 거친 키보드 연주음이 귀에 들린다. 자신들의 성공이 보장된 패턴을 뒤로하고, 이렇게 새로움을 시작한 그들을 칭찬해줄만 하다. 하지만 팬들은 그걸 원치 않았나보다. 그들이 1집에서 들려준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을 한 번 더 이용하더라도 용서할 수 있었을 것이다. 성공을 맞이한 밴드가 자신들의 성공이 당연한 패턴을 이용하는 건 잘못된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들의 고집대로 새로움에 도전하는 일은 대단한 것이다. 이전의 Radiohead만큼이나 대단한 고집들이다. 대신 Radiohead는 완전 자신들의 세상으로 숨어들어 가버린 거고, Keane은 예상했던 바에서 조금 벗어난 것뿐이었다. 아무튼, Keane의 실험은 뭔가 무리수가 아니었을까? 성공을 좀 더 이룬 후 실험노선을 걸었어도 나쁘진 않았을 것 같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필자의 생각이니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 주련다.
Keane의 음반 주기는 어쩌다 보니 2년 주기가 돼 버렸다. 2008년 이들은 3집[Perfect Symmetry]를 발매한다. 1집으로의 회귀를 꿈꾸고 기도했던 팬들. 2집이 그들의 실험의 끝이길 바랐던 팬들. 그런 팬들의 바람은 이번에도 꿈과 기도와 바람에 그쳤다. 이번엔 신서사이저라는 악기가 주를 이루는 신스팝을 들고 돌아왔다. 새로운 시도이며 늘 한 곳에 머물지 않으려는 음악적인 욕심은 칭찬하기에 마땅하다. 하지만 이젠 좀 그게 과하다고 여겨졌다. 그것도 정규앨범인데 이렇게 발매한다는 건, 지나친 면이 있는 것 같다. 음반의 타이틀곡 ‘Spiralling’부터 이게 정말 Keane의 음악일까라는 의문점을 갖게 한다. 또한 이 음악들은 좋아하는 사람만 좋고, 아닌 사람은 아니게 한다. 한마디로 그들의 고정 팬들은 1집에서 멈춘 것 같다. 이들의 다음 음반은 진심으로 1집으로 회귀했으면 좋겠다. Keane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것이다. 사람들에게 파격을 선보였고 그 파격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다. 지나친 반복은 너무 하겠지만, Keane이 다시금 피아노 록을 선보여 줬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멜로디와 보컬 채플린의 팔세토(가성으로 부르는 창법)창법은 그들을 좋아했고, 기억하는 모든 이들의 귀에 아직도 남아있다.
며칠 전도 필자는 Keane의 ‘Somewhere only we know’를 감상했다. 여전히 아름답다. 아직도 새 것 같은 음악. 이렇게 남아있다. 2000년대에 Keane만큼 파격으로 Pop 리스너들에게 기억에 남은 이들이 어디 있을까?
실험은 계속 되고 있다. Keane이 어서 좋은 결과물로 우리 앞에 나타나서 처음 나타났던 그때처럼 파격의 대명사가 돼주길 바란다.
/ 길태우(언론·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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