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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금 당신은 음악을 듣고 계십니까? 1과연, 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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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무엇이 될까? 아마도 BGM일 것이다. Back Ground Music의 줄인 말이다. 이른바 배경 음악 정도로 말할 수 있겠다. 이 말인 즉 바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우리는 음악을 흘려듣고 있다는 것이다. 귀를 사로잡는 현란한 음악과 자극적인 가사들만을 기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지금의 음악들은 쉽게 기억할 수 있는 Hook(예전 글에서도 설명했지만, 원더걸스의 Nobody와 브아걸의 어쩌다 정도를 기억해 보면 되겠다)을 활용한 음악들이 넘쳐나고 있다. 거기에다 가수 이름과 제목도 모르는 곡들이 양산되고 있다. 우리는 과연 음악을 듣고 있는 걸까?
어느 순간, MP3는 우리 생활에 없어선 안 될 제품이 돼 버렸다. 그러면서 여타의 어둠의 경로를 통한 공짜 파일들이 이곳저곳에 퍼져나갔다. 이러한 추세다보니 음반(지금 시대에 비추어 CD가 될 것이다)은 돈이 남아도는 사람들이 사는 것이 됐다.
이렇게 공짜 음악을 한 곡 한 곡 듣는데 익숙해졌다. 결국 음반 하나가 가진 길어야 50분 가량의 러닝 타임은 기다릴 수 없는 시간이 됐다. 게다가 이 증상이 깊어져 우리는 3분짜리 곡도 당장에 고음역 부분(이른바 하이라이트)이 나오지 않으면 답답해 졌다. 우리에게 논설문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당장에 서론-본론-결론이 떠오를 것이다. 이에 비유해보면, 우리가 배경음악으로 삼는 지금의 음악들은 서론이 사라져 버렸다. 본론과 결론만 있을 뿐이다.
가장 최근, 그러니까 배경음악처럼 돼버린 가요 시장에 당당히 맞선 사례들은 몇 있었다. 이들은 ‘앨범 미학’을 내세우며 음반을 통째로 들었을 때 더욱 빛을 발하는 음악들을 만들어 냈다. 그 중 한 사례를 들어보자. 최근에 데뷔했고, 굳이 ‘아이돌’의 부류에 넣을 수 있는 ‘윤하’라는 뮤지션을 뽑을 수 있다. 윤하는 2집 [Someday]를 발매하며 앨범 미학에 도전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도전은 실패했다. 물론 개인적으론 타이틀 곡 ‘선택이 잘 못되어서’ 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 일 뿐이다. 실질적으론 앨범이 통하지 않는 현실의 문제다. 그의 음반을 첫 트랙부터 차분하게 감상할 사람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덧붙여 보자면 장르의 문제도 있었다. 국내 음악계는 어느 순간 흑인음악(Soul, R&B, Hiphop등의 장르)이 대세처럼 떠올랐다. 그 속에서 록 음악을 내세우는 윤하는 새로움이었다. 그러나 한 번은 신선할 수 있었지만, 두 번째는 신선도가 떨어졌다. 하지만 신선함이 떨어짐보단 국내 음악계의 장르 편식이 더 심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온갖 기교와 노래 시작 후 바로 나오는 하이라이트로 무장한 한국식 흑인음악과 한 순간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전자 음악의 폐혜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요즘 국내 음악계의 가장 큰 문제는 표절이 아닐까 싶다. 아무 거리낌 없이 표절을 한다. 또한 이 표절도 관심 끌기용으로, 적당히 비슷하게 만들어서 언론플레이에 이용한다. 그야말로 화제를 이용해서 노래를 띄우려고 하는 것이다. 관심을 이끌어 낸 후, 가수들은 계속 미디어 매체에 노출된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가요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갖고, 라디오에선 이들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이런 식으로 잦은 노출을 통해 익숙해진다. 또한 꼭 알아야 할 것처럼 돼 버린다. 이 경우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그 노래를 모르면 뒤쳐졌다던가 하는 식의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렇게 노래는 취향보다 우리가 거기에 맞춰줘야 하는 실정이다.
과연, 우리는 음악을 듣고 있는 걸까? 우리는 음악에 익숙해져만 가고 있다. 다음 편에선 또 다른 문제점들과 앞으로의 방향을 논해 보자.
/ 길태우 (언론‧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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