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얼마 전 본교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눈길이 가는 글을 봤다. 지난 학기 절대평가였던 교양과목을 수강한 학생의 글이었다. 글쓴이는 수업에서 상대적으로 다른 학생들보다 우수한 위치였지만 정작 높은 성적은 받을 수 없었다. 이는 글쓴이가 교수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사례는 주변에서 간혹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교양과목의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과연 어느 것이 더 나은 평가 방법일까.
  
대학의 교양수업은 지성인으로서 기본소양과 상식을 갖추는 것을 목적으로 시행된다. 앞선 사례에서 애매한 부분은 학생이 달성해야 할 성적의 기준이다. 교수는 학생들의 학업성취를 위해 절대평가를 한다. 그러나 그 기준은 교수가 설정한다. 즉 성적 분배의 기준이 정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학생에게 정확한 학업목표를 전달하고 자신의 위치를 깨닫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교양과목의 목적을 생각한다면 상대평가가 더 적절하다.
  
예를 들어 ‘사고와 표현’ 과목에서 모든 학생이 한 단락조차 쓰지 못해 전원 F학점을 받으면 문제가 된다. 반대로 모두 일정 기준을 넘어 A+학점을 받는 것은 학점 인플레 현상이다. 상대평가는 성적 분배의 원칙적인 비율을 제시하고 학생들끼리 선의의 경쟁을 유도한다. 실제 상대평가를 하는 교양수업에서는 절대평가를 하는 교양수업에 비해 위 사례와 같은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낮다. 또한 상대평가 시 문제가 되는 담당교수의 학업성취에 관한 기준은 학생들과 의논을 해 해결할 수 있다.
  
현재 본교는 학칙에 따라 기초교양과목에 대해 원칙적으로 상대평가를 적용하고 있다. 물론 상대평가가 원칙이라도 성적평가는 담당교수 고유 권한이다. 상황에 따라 절대평가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하나의 평가법이 두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시킬 수는 없다. 상대평가 역시 외재적인 동기유발과 개인의 교육목표 정도를 잘 알 수 없다. 또한 상대평가는 안일한 성취감과 가혹한 패배감을 통해 학습체제가 흔들릴 수 있는 등 여러 문제점이 있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은 절대평가 활용을 통해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두 가지 평가방법 중 원칙을 삼는다면 상대평가를 원칙으로 하면서 상황에 따라 절대평가를 안배하는 편이 알맞을 거다. 따라서 현재 교양과목에서의 상대평가는 유지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 전세형(언론·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