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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카페즐기기] 어수선함마저 매력이 되는 그 곳예술 소통의 공간 예부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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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어린이회관 아래 위치해 사람과 사람 사이의 빈틈을 예술로 가득 채우겠다는 의미의 예술 소통의 공간 예부룩. 예부룩의 '예'는 재주 예(藝)이며 '부룩'은 곡식이나 채소를 심은 밭두둑 사이나 빈틈에 다른 농작물을 심는 것이다. 따라서 예술을 심는다 혹은 예술로 빈 공간을 채우겠다는 의미다. 한 카페가 예술을 어떻게 소통시키겠다는 것인가 의아하다면 직접 방문해보자.
사실 예부룩은 '이름 없는 커피'로 유명하다. 이상문 사장이 커피를 가는 양에 따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예부룩에 취재 나온 기자들이 “이 집에서 가장 잘하는 것 좀 주세요”라고 부탁했더니 “이게 제일 잘하는 거예요”라며 내밀었던 게 지금의 그 커피다. 기자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좋았고 기사를 쓰기 위해 그 커피의 이름을 물었더니 이름이 없다 해 그때부터 이렇게 불리게 됐다. 또한 예부룩을 찾는 많은 단골도 '그거, 그 커피 주세요'라는 등의 이름 없는 커피를 찾았고 결국 '이름 없는 커피'가 됐다.
예부룩은 2005년 11월에 문을 열어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슴도치 섬에 위치했다. 예부룩은 현재 어린이회관으로 이전했지만 그때부터 예술 공동체로 자리매김했다. 사장은 ArtNoMad라는 미술, 사진, 예술과 관련된 공동체를 비롯해 문화코드를 나눌 수 있는 세대 간에 불편함 없이 담론을 나눌 수 있는 자리가 되길 원했다. 예부룩이 고슴도치 섬에 있을 때는 야외 테라스에서 음악과 함께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 어린이회관으로 이전하면서 야외테라스는 없어졌지만 뻥 뚫린 창을 통해 의암호의 전경과 잔디밭이 내려다보이는 재미가 있으니 너무 섭섭해 하지 말자.
예부룩은 북카페인 만큼 역시나 카페 구석구석에는 수많은 책이 자리 잡고 있다. 어디를 가든지 쉽게 책을 찾아볼 수 있다. 유명 서점처럼 책이 많지만 잘 정리돼 있진 못하다. 하지만 뒤죽박죽 엉켜 있는 어수선함마저 예부룩 분위기에 어울린다. 예부룩의 또 하나의 강점이라면 20년도 더 된 탄노이 스피커다. 편안한 소리를 내는 이 스피커는 LP판과 턴테이블을 이용하면 더 좋은 소리를 낸다. 부담을 주는 소리는 줄이게 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소리는 오히려 소리를 키우게 된다. 예부룩의 스피커는 후자의 성격에 더 가깝다. 기분 좋은 클래식과 편안하면서 쌉싸래한 커피의 3박자가 어우러지는 예부룩은 요즘 도통 찾아볼 수 없는 보물 상자와 같은 곳이다.
이상문 사장은 이곳이 정기적인 모임의 아지트라 한다. 예를 들어 '수향(水鄕:물의 고향)시 낭송회'는 공개된 모임으로서 매월 첫째 주 목요일 저녁 7시에 열린다. 또한 사장 자신 또한 시인으로서 시모임 ‘A4’에 글을 게재하는 등의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의암호가 한눈에 보이는 창가에 앉아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느껴보자. 조용하면서도 편안한 이곳의 분위기에 분명히 매료될 것이다.
Tip. 예부룩 만의 커피 마시는 방법!
1. 조그만 찻잔에 각설탕을 1개씩 넣는다.
2. 그 설탕을 녹일 수 있을 만큼의 뜨거운 커피를 조금 넣고 설탕을 완전히 녹인 뒤 잔에 가득 따른다.
3. 처음에는 단 맛, 중간에는 연한 맛, 끝에는 씁쓸한 맛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4. 또한 사장이 커피를 다 마시면 임의로 더 주기도 하니 이를 참조하자!
/ 조다현(언론·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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