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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다강물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젊음의 밑천으로 도전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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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책장 속 빛바랜 책 한권이 눈길을 끌었다. 현란한 미사여구로 꾸며놓은 책이 아닌, 화려한 디자인이 눈을 사로잡는 책이 아님에도 말이다. '연어'라는 단순하고도 단순한 제목과 함께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부제 때문이었을까? 동화는 어린이들의 몫이라며 단정 짓던 나에게 지난날 엄마의 무릎을 베고 누워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었던 때가 떠올라 호기심과 함께 이 책을 펼쳐보았다.
‘은빛연어’주인공의 이름이다. 수없이 많은 숫자의 연어무리 가운데서 유독 눈에 띄는 그는 적이라 칭해지는 불곰, 물수리, 인간 등의 눈에 띄지 않게 단체 속에서 보호 아닌 보호를 받으며 소외당한 채 살아간다. 그가 원하는 삶의 가장 큰 모토는 하나다. 위에서 지배하듯 내려다보는 눈이 아닌 옆으로 바라보며 함께 평등한 존재로 살아가는 것. 하지만 혼자이기에 자신이 누구인지, 생존을 위해 언제나 숨으며 살아야 하는지의 갈등 속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고 외톨이라 여기던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눈 맑은 연어’를 만나게 되면서 삶에서 처음으로 살아가는 것에는 소중한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던 바다라는 공간을 지나 초록 강에 도착했을 때 생전“쉬운 길이 아닌 어려운 길을 가야한다.”고 말했던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듣게 되면서 진정 가야 하는 길이 무엇인지 깨달으며 폭포를 넘어 성숙해진 모습으로 생을 마감한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단순한 제목과 함께 동심을 느끼고 싶어 선택한 책이었지만 의인화해 표현한 연어가 결국 지금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를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삶이라 칭해지는 저마다의 인생을 살기위해 오늘도 수많은 선택과 고민을 하며 살아가는 우리. 내가 어디로 가야 옳은 것인지는 알지 못한 채 마음속 깊은 곳에 스스로가 꿈꾸는 희망이 있어도 현실의 벽을 핑계로 그저 쉽게 갈 수 있는 길만을 선택한다. 쉽게 가는 길에서도 자신을 성장시키는 것은 '마음의 눈'을 키우는 일보다는 책 속 '무지개'처럼 내 눈앞에 쉽게 보이지만 금방 사라지고 마는 한 타를 위해 달리기 일 수고, 내가 남에게 도움을 주는 배경이 되어 주기보다는 나를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배경만을 내 손에 쥐려 발버둥 친다. 이런 과정에서 언제부턴가 서로가 서로를 짓밟아야 만이 좀 더 좋은 조건, 좋은 위치에 서 있는 내가 되고 나를 넘어서 성장하는 내가 아닌 남을 넘어서야 내가 된다는 의식만이 머릿속 언저리에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책 속 연어가 바라는 옆에서 나를 평등하게 바라봐주는 존재는 더 이상 찾기 어려운 것이 당연시 되는 사회로 세상은 변모하고 있다.
누군가는 말한다. 고통 없이 목적지로 가는 길이 잘못된 것이냐고. 맞는 말이다. 누릴 수 있는 자유를 누리며 편히 살면서 내 미래로 가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일 수 있으니까. 하지만 부딪침이 많은 돌이 더 단단해지듯 아픔을 겪고 노력을 해 본 사람이 후에는 좀 더 단단한 열매를 꽃피울 수 있지 않을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마음속에서 무언가 꿈꾸는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자. 어떤 이의 노래 가사처럼 젊다는 가장 큰 밑천을 지니고 있는 지금, 넘어지고 또 넘어지더라도 젊음이라는 두 글자가 언제 어디서든 뒤에서 든든하게 나를 받쳐줄 것이다.
흙속에서 반짝이는 진주를 발견하듯, 지금 당장은 현실이 나를 가로막고 스스로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할 것 같더라도 그렇게 부딪치고 깨지다 보면 그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어느 순간 만들어진 길을 무작정 가는 것이 아닌, 나도 모르는 사이 그토록 원하던 나만의 길을 한 걸음 또 한 걸음씩 걸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흰 백지 안을 남들과 같은 글자로 채우려 하지 말고 세상을 보는 눈을 키워보자.
내가 보지 못한 세상 속에서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달릴 준비를 하고 있는 우리를 위해 이 순간에도 나만의 길은 언제 어디서 든 나를 향해 서있을 것이다.
연어에게는 연어의 길이 있듯이.
/ 이명주(중국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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