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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폭력사건, 한강 독극물 방류, 매향리 오폭사건 등은 미군기지가 우리나라에 주둔하면서 저지른 범죄이다. 물론 춘천에서는
미군기지로 인한 큰 분쟁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춘천 캠프페이지 주변들은 소음과 먼지로 고통을 받고 있고, 춘천역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먼길을 돌아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러한 춘천지역의 미군기지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7일 공영빌딩 대회의실에서 「참여와 자치를 위한 춘천시민연대」(이하
춘천시민연대)와 「춘천민주사회단체협의회」(이하 춘민협), 「민주노총 춘천시 협의회」 주최로 ‘춘천지역 미군기지 현안해결을 위한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강원대 사회학과 김원동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는 춘천시민연대 유팔무 공동대표(한림대 사회학과 교수)의 발제로
시작됐다. ‘춘천시 주둔 미군기지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시민들의 여론’이라는 주제로 발제한 유대표는 “춘천시의 중심부이며 관문인 춘천역과
소양로 사이에 미군헬기기지인 캠프페이지가 위치해 인근지역 주민 뿐 아니라 춘천 전체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미행정협정에 명시돼 있듯이 미군부대 내의 건축행위는 한국측으로부터 제공받은 토지현황만을 재산현황에 포함시킬 뿐 신축
및 증축과 철거에 관한 사항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없는 실정이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인해 “세부사항을 알 수 없어 소문에 의한 현황 분석만
가능한 실정”이라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춘천에 주둔한 캠프페이지는 1958년 20만1천3백61평에 달하는 부지에 건설됐다. 이 중에서 지난 7월 4억이 넘는 비용을
시가 부담해 2백31평을 반환 받았다. 그러나 이는 캠프페이지가 차지한 면적의 1천분의 1에 불과하므로 춘천시가 미군기지로 인해 받는 영향이
감소할 수는 없는 것이다. 유대표는 춘천시의 지도를 펼쳐보이며 “용산 미군기지 등과 흡사하게 도시가 팽창되면서 춘천의 캠프페이지 일대도 점차
도심지로 편입됐다”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미군기지로 인해 춘천시의 발달과 지역 주민들의 삶에 큰 장애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특히 미군기지로 인해 소음, 진동, 교육 등에 직접적으로 피해를 끼친다”며 인근지역 주민들의 민원호소 사례들을 소개했다.
또한 춘천시민연대 등이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군기지에 관한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시민 가운데 3분의 2이상이 기지
이전 혹은 반환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980년 무렵의 한 조사에서도 춘천지역의 현안문제 중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할 사항으로
캠프페이지 이전을 꼽았던 점과 동일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로 미군기지로 인한 주민피해가 컸음을 알 수 있었고, 유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시의회 차원의 미군기지 특별대책위원회 구성과 미군측과 중앙정부의 피해보상,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대책기구
구성 등을 제시했다.
‘미군기지 주둔지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활동’을 주제로 발제한 한상헌 춘천시 기획공보과장은 춘천시 행정이 미군기지와 관련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에 대해 설명했다. 한과장은 “미군주둔 지역의 피해 상황으로 미뤄 볼 때 기지의 도심외곽 이전과 기지사용료 납부 등을 주장하기
위해 미군과 지방자치단체의 관계가 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국 96개소 7천4백만평에 달하고 있는 미군기지로 인해 공통된 주민
피해사례가 나타난다며 「미군기지 주둔지역 자치단체장 협의회」구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한과장은 자치단체의 활동상황을 설명하며 “두차례의 실무자회의와 이어 개최된 자치단체장 회의에서는 자치단체가 중앙정부에
미군기지와 관련된 재정문제 해결을 건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행정과 의회가 별도로 미군기지 문제에 대한 대안을 세워야 함을 밝히며
미군기지관련특별법을 제정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별법안이 작성되는 데로 내년 4월중에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의 발제에 대해 토론자로 참가한 경실련 한동환 사무국장은 “춘천도심이 미군기지로 인해 기형적으로 형성돼 누구보다도
춘천시민들이 피해를 받고 있다”며 “시민대상으로 캠프페이지에 대한 문제인식과 자료제공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원개발연구원 노승만 박사는
“미군기지로 인한 통행료나 운행비용으로 연간 약 5억의 손실을 입는다”고 말했으며 한림대 환경학과 박진용 교수는 수질오염 수치 조사를 한 결과
실제로 미군기지 주변이 양호한 것으로 밝혀져 수질오염에는 직접적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지는 2부 토론에서는 대구와 평택에서 미군기지 반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활동가들을 초청해 타지역의 상황에 대해 알아봤다.
「미군기지되찾기대구시민모임」 배종재 사무국장은 ‘도심내 미군기지와 지역의 문제’라는 주제로 6년간의 미군기지되찾기 운동의 과정과 성과에 대해
발제했다. 대구지역에는 총 3개의 미군기지가 주둔하고 있어 약31만평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캠프워크는 주한미군사용의 모든 물자를
운송·제공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모든 미군기지가 철수한 후 캠프워크가 최후로 철수할 것이”라며 “이들 미군기지는 대구의 문화·환경 등의
도시개발적 문제를 초래한다”고 말했다.
배사무국장은 미군기지되찾기대구시민모임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주민들과 사회단체들은 미군기지 반환을 촉구하기 위한 주민궐기대회를
개최했고 대구시의회, 행정기관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도 유도했다”고 말했다. 또한 “98년에 부산 하얄리아 기지협상의 경우 최종단계에서
주한미군 측의 공사계약권 주장과 국제신용장 개설 요구에 4년동안 헬기장 반환·이전 협상이 백지화됐다”며 주한미군 측은 한국을 평등한 입장에서
대우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배사무국장은 오키나와 한 청년의 RED - CARD운동을 예로 들며 실천적 연대의 장 마련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매향리 범국민대책위원회」 김용한 집행위원장의 발제가 이어졌다. 11년째 미군기지반환 운동을 전개해 온 김위원장은 「불평등한
소파개정 국민행동」과 「매향리 미공군 국제폭격장 폐쇄 범국민대책위원회」결성까지의 활동과 주민들과의 연대 및 평화운동으로 적극적인 활동을
주장했다.
‘미군기지 현안과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단체의 노력과 향후과제’를 발제한 「춘천민주사회단체협의회 미군기지대책위원회」(이하 춘민협
특위) 전우병 사무국장은 “구체적인 자료를 조사·분석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자료수집·정리와 대중적 기반이 미비해 춘민협
활동의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미군기지 반대 운동은 불평등한 SOFA 개정을 목표로 하는 민족 자주권 수호 운동의 성격과 미군에 의한
피해와 지역 발전 저해 극복이라는 민중생존권 쟁취 운동의 성격을 동시에 갖는다”고 말했다.
이번 토론회는 춘천지역에서 개최된, 미군기지와 관련된 최초의 시민단체와 의회간 공청회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춘천지역 및
전국적 미군기지 반환운동을 실현시키기 위해 지역단체들이 연계하고, 특별위원회를 창설해 본격적인 운동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 이혜수 기자 dlgpt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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