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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잊고 지낸 가족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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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02.13  19:4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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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의 모든 여성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자신을 위한 시간보다는 가족을 위해 대부분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다. 20대 초․중반인 우리들의 어머니의 모습이 모두 그럴 것이다. 자식들 대학에 보내고, 정년을 바라보는 남편의 뒷모습만 말없이 지켜보는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은 늘 지쳐 있다. 자신이 꿈꿔온 중년의 삶은 이미 잊어버린 지 오래. 하루하루 가족에 대한 걱정으로 마음의 병만을 키워갈 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지난달에 개봉한 영화로 50대의 자궁암에 걸린 엄마 김인희(배종옥)와 그의 가족들이 엄마의 죽음이라는 슬픈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아름답게 그리고 있다. 원작인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1996')는 그 당시 ‘엄마붐’을 일으킬 정도로 좋은 평을 받았다. 드라마를 바탕으로 써낸 노희경의 소설(2010) 또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가족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기 수월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주인공 인희에게는 일밖에 모르는 무뚝뚝한 의사 남편과 치매 걸린 시어머니, 독립적인 큰딸, 여자 친구밖에 모르는 아들, 하나밖에 없는 핏줄인 철부지 동생과 그의 아내 시누이가 있다. 그런 그녀에게는 어느 날 갑자기 자궁암 말기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고 만다. 수술을 시도하지만 이미 암세포는 온몸으로 번져 손을 쓸 수 없을 정도가 됐다. 결국 인희는 수술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죽음을 준비했다. 그러는 사이 이전에는 자신만 생각하던 가족들이 하나둘 엄마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것이 얼마나 따뜻하고 행복한 것인지 깨닫게 된다.

그들이 진짜 ‘가족’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것 중 하나는 자신 것을 잃어버리면서부터다. 의사 남편 정철(김갑수)는 병원에서 자리를 빼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만다. 딸 연수 역시 자신이 사랑한 남자가 유부남이라 이별을 준비한다. 아들 정수는 수능에 실패하고 만다. 이렇게 가족들은 고통과 좌절을 겪으면서 그제야 그동안 잊고 지낸 가족에 대해 떠올린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평소 우리들의 철없이 행동한 모습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 영화를 보면서 억지로 눈물을 자아내려 하지는 말자.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분명히 그동안 늘 옆에 있어주셨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특히 서로에게 무관심했던 가족이 점차 한마음이 돼 가는 영화의 끝자락에서 우리는 비로소 이 영화의 의미를 알게 된다. 가족이 단순히 같은 피를 나눈 사이가 아닌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유일한 동반자라는 사실을 말이다. 

감독 민규동은 평소 키친(2009), 김종욱 찾기(2010) 등 남녀 사랑이야기로 감성을 자극했다. 삶 속에서 크고 작은 일을 한편의 아름다운 풍경화처럼 그려내는 그의 영화 스타일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에서 꽃이 흩날리듯 이별을 아름답게 승화했다. 특히 평소 인희가 좋아하는 꽃을 소재로 죽음을 마무리하는 구성은 죽음이 단순히 이별이 아닌 또 다른 꽃 봉우리를 피울 준비를 하는 듯 했다. 원작인 노희경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구성 또한 영화의 흥행에 한몫 더했다.  

인희역의 배종옥은 ‘엄마의 대명사’라고 할 만큼 깊은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죽음 앞에서도 가족을 걱정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만큼은 연기인지 실제인지 헷갈릴 정도다. 남편 정철역을 맡은 김갑수의 연기 역시 일품이다. 김갑수는 평생을 사랑한 한 여자에 대한 순애보 절절하게 보였다. 특히 초반에 아내의 아픔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자신을 자책할 때는 저절로 눈에 눈물이 고인다. 치매 걸린 시어머니역, 김지영의 정신은 온전치 않지만 며느리를 보내고 싶지 않은 애틋한 연기 역시 인상 깊었다. 

이 영화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은 우리 주변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가족이 아프거나, 남편이 정년으로 힘들어하는 등 평범한 가정에서 한 번쯤은 겪는 일이다. 그래서 피부에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오늘도 여전히 부모님을 잊고 있진 않은가? 자기 일에 지쳐 떠올릴 생각조차 없다는 비겁한 변명 대신에 오늘 하루 가족 한명 한명이 나에게 어떤 존재인지 차근차근 생각해 보자. 고뇌 속에 빠진 당신은 어느덧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들, 딸이 돼 있을 것이다.

/ 이상희(언론·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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