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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지킬 수 있는 공약인가,대표자의 공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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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2학기가 끝나갈 쯤 총학생회 및 단대학생회, 사생위원단 입후보자들은 선거유세를 펼친다. 올해도 어김없이 후보들은 많은 학생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공약 내세우며 표심잡기에 몰입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실천방안을 생각하고 공약으로 내세운 것일까. 필자는 후보자들이 유권자로부터 주목받기에만 급급해 단순히 학생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공약을 내세운 것은 아닌지 의문을 갖게 됐다.
총학생회 입후보의 공약 중 가장 눈에 띄었던 것은 ‘상대 평가제 폐지’, ‘학점포기제 도입’, ‘기숙사 통금시간 1시로 연장’, ‘한림대역 버스운행 확대’였다. 일단 필자는 이 공약들이 이행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먼저 상대 평가제는 이전부터 계속 시행돼 왔다. 다만 교수들의 재량으로 성적을 부여해 절대평가로 비춰졌을 뿐이다. 또한 공개적으로 상대평가가 도입되기 이전 강의평가를 보면 쉽게 학점을 받을 수 있는 과목이 좋은 평가를 받는 식이었다. 절대평가로 학점 부여할 시 학생들 실력을 분별하기도 어렵다는 문제점도 있다.
우리 대학은 대체 재이수를 통해 낮은 학점을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것을 익히 알 것이다. 사실 이 제도로서 학점포기제가 어느 정도 실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학점포기제가 도입된다면 도리어 학점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학점은 별 의미가 없어지지는 않을지 의문이다.
이밖에도 자녀의 통금시간을 12시로 제한하길 원하는 학부모들의 의견이 줄을 서 통금시간 연장 공약을 이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학생생활관은 학부모를 대신해 타지에서 등교하는 학생들을 보호할 의무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학생생활관 역시 “통금시간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현재에 만족하는 사생이 많았다”며 통금시간 연장 요구를 들어줄 의사가 없어보였다. 그리고 미니통학버스를 증편해 한림대역까지 버스운행에 불편을 덜겠다는 공약도 존재했다. 그러나 학교 소유의 미니버스는 탑승석이 부족할뿐더러 연식이 오래됐으며 운전기사도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운전기사를 구하더라도 유지비보다 인건비 지출에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이 공약이 쉽게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사생위원단 입후보 중 한 후보는 ‘신축 기숙사에 흡연 구역을 만들겠다’며 흡연자를 위한 공약을 내세우기도 했다. 휴게실이 넓으니 공간을 나눈 뒤 환풍기를 설치하겠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신축 기숙사는 금연 건물로 지정돼 있어 실내에서 흡연하는 것 자체가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이렇게 학생들의 관심사를 공약으로 약속은 꼭 지키겠단 듯 유세하는 후보들이지만 공약에 대해 갖고 있는 대책은 대개 실현 가능성이 없었다. 활발한 유세로 학생들과 새끼손가락 걸긴 쉬웠지만 실천까지 순탄히 풀리는 것은 아닌 법. 대표자들은 득표 수 이상의 기대를 짊어졌다는 기억해야 한다. 대표자가 학생을 위해 내건 공공의 약속. 우리 대학 대표자는 공약이 한순간 득표율을 높일 수법이 아니라 자신을 믿어주는 학생의 기대와 바람임을 잊지 말자.
/ 이슬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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