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용의 시 "남으로 창을 내겠소"의 마지막 싯귀 "왜 사냐건 웃지요"에서처럼 가끔씩은 왜 사는 걸까? 라는 질문이 우리 마음속에서 떠오를 때가 있을 것이다. 이런 근본적인 의문에 대한 답은 여러 종교의 경전들에 있겠지만, 그 종교의 믿음체계들을 우리가 받아들일 때에만 그 경전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가 있을 것이고, 흔히 경전들은 난해할 수도 있고 또 방대한 양으로 초심자들을 질리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이자 인간의식 전문가인 호킨스는 삶의 궁극적인 목적을 한마디로 "의식수준의 점진적인 향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즉, 인간 의식의 에너지 수준을 수치화 해, 200을 분기점으로 해 그 이하는 바람직하지 않은 수준 (20: 수치심, 30: 죄의식, 50: 무기력, 75: 슬픔, 100: 두려움, 125: 욕망, 150: 분노, 175: 자존심), 그 이상부터를 바람직한 수준으로 해 (200: 용기, 250: 중용, 310: 자발성, 350: 포용, 400: 이성, 500: 사랑, 540: 기쁨, 600: 평화, 700-1000: 깨달음), 역사상 인간의 몸을 가지고 최고의 의식수준에 도달한, 예를 들어 그리스도와 붓다의 의식수준을 1000으로 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수치는 대수(logarithm)로서 조그만 수치의 차이도 실제로는 엄청나게 큰 차이가 된다. 현대인의 평균 의식수준은 207이라고 하며, 인구의 70-80%는 200이하의 수준이라고 한다. 또한 한 번의 인생살이를 통한 평균적인 의식수준 향상의 정도는 5라고 한다. 즉, 저자는 수없이 반복되는 생을 통해 조금씩 의식수준의 향상을 이룸으로써, 궁극에는 그리스도와 붓다의 의식수준까지 도달하는 과정을 우리 삶의 여정이라고 하고 있다.

여행길에 좋은 안내자가 도움이 되듯이 "의식수준의 등정"이라는 산행을 하기위해 그 산의 상당한 고지에까지 이미 도달한 고수의 안내가 필수적일 것이다. 저자는 매우 높은 의식수준에 도달한 분으로 보인다. 저자에 의하면, 예를 들어 그리스도나 붓다의 가르침과 같은 궁극의 진리의 말씀을 전달하는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원래의 스승들 보다 낮기 때문에, 세월이 흐름에 따라 원래의 가르침에 대해 경우에 따라 왜곡과 몰이해가 왕왕 일어난다고 한다. 또한 현실세계에서 종교란 사람들을 분열시키고 때에 따라서는 오히려 진리를 왜곡시키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종교를 초월하여 가르침에 내재하는, 그 영성의 essence를 바르게 사람들에게 전달할 필요가 크다고 하겠다.

그러나, 매우 높은 의식수준의 성인들은 역사적으로 기성 종교단체로 부터 박해나 배척을 당하거나, 흔히 은둔 생활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대의 언어로 높은 수준의 영적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매우 드물며 귀하다고 한다. 저자는 본인의 깊은 영적 체험을 바탕으로 여러 종교 경전들에 공통적으로 관통하는 핵심적인 가르침을 알기 쉽게 과학적으로 설득력 있게 전달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호킨스의 저작들은 매우 가치가 크다고 하겠다.

'의식혁명'(Power vs force)과 '나의 눈'(The eye of the I)은 전편과 후편과 같이 저자의 영적 메시지를 매우 알기 쉽게 전하고 있다. '의식혁명'은 상기의 인간의식 단계의 500-600 까지를 표면적인 힘인 force에 대비해 잠재력인 power를 중심으로 기술하고 있고, '나의 눈'은 그 이상의 수준인 깨달음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들 책은 한번 읽고 그치는 것 보다, 되도록 곁에 두고 반복해서 읽어서 그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게 되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솔직히 본인도 '나의 눈'의 일부 내용에 대하여는 아직 완전하게 이해하지는 못하나, 앞으로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

많은 종교들이 창시자의 가르침을 일부 왜곡하거나 잘못 이해함으로써, 아집에 사로잡혀 상호 불인정과 분쟁을 초래해 오고 있는 것은 역사적인 사실이다. 호킨스의 '의식혁명'과 '나의 눈'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의 흐려진 눈을 맑게 씻기 위한 특효약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본인의 매우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호킨스가 궁극적으로 시도하는 것은 그리스도나 붓다와 같은 원래의 1000 수준의 가르침의 엄청나게 밝은 전구 불빛이 2000여년의 세월 동안 사람들의 무지와 욕심의 때로 상당히 더러워진 전구의 표면의 때를 깨끗이 닦아냄으로써, 세상 사람들이 종교를 초월하여 본래의 진리의 빛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의식혁명'과 '나의 눈'은 거의 매 쪽이 신선하고 영감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상의 번잡함 속에서도, 때때로 이들 책을 펼쳐 볼 때 마다, 의식수준이 금방이라도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reset 되는 것 같은 느낌을 맛보기도 한다.

저자는 상기 두 책의 출판 이후에 일관된 주제로, 호모 스피리투스 (I: Reality and Subjectivity), 진실 대 거짓 (Truth vs. Falsehood:
How to Tell the Difference), 의식수준을 넘어서 (Transcending the Levels of Consciousness), 내 안의 참나를 만나다 (Discovery of the Presence of God) 와 아직 국내 번역되지 않은 Reality, Spirituality and Modern Man 및 Healing and Recovery 등의 많은 저서를 출판하였으며 Letting Go: The Pathway of Surrender 이 출판예정으로 있다. 또한 관련된 많은 강연 CD 및 DVD도 있다(http://www.veritaspub.com 참조).

/ 송동근(약리학 ․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