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언어, 피부색 등 많은 것이 다르지만 한국이 좋아 우리 대학에 오게 됐다는 두 명의 교환학생이 있다. 지난 30일, 터키에서 온 무스타파(Mustafa Goksuㆍ국제ㆍ4년) 씨와 스페인이 고향인 엘레나(Hellena Martinez Sitjaㆍ국제ㆍ4년) 씨를 만나 한국 방문기를 들어봤다.

Q : 한국에 대한 관심은 언제부터
무스타파(무) : 터키와 한국은 형제 나라라고 하지만 사실 웬만한 터키인들은 한국이 어디에 있고 한국인이 어떻게 생겼는지 잘 몰라요. 저도 사실 한국에 큰 관심이 있진 않았죠. 그러다 2002년 월드컵 때 터키와 한국의 대전을 시청한 것을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때 한국은 15초 만에 터키에게 첫 골을 먹히고 3:2로 패배했는데도 즐겁고 열성적으로 축구를 계속하는 거예요. ‘저 나라는 경기도 졌는데 왜 계속 축구를 하는 걸까?’ 내심 궁금해졌죠. 그때 본격적으로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엘레나(엘) : 제가 스페인에서 다니던 대학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많았어요. 그래서인지 제 친구 중에도 한국인이 꽤 있었죠. 그 친구들을 통해 K-POP이나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한국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키워왔어요. 그리고 2002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랐던 한국의 활약을 본 것이 지금 제가 한국에 관심을 갖고 좋아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기도 하죠.

Q :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적응하기 어렵진 않았나?
무 : 가장 힘들었던 건 역시 언어죠. 처음 한국에 왔을 땐 말 한마디 이해하는 것조차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영어만 할 줄 알면 한국에서도 어느 정도 소통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크나큰 착각을 하고 있던 거죠. 식당을 가도 영어로 적힌 메뉴가 극히 드물어 주문 한 번 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어요. 보통 음식은 시켜보고 나서야 어떻게 생겼는지 알 수 있었어요. 또 터키도 존댓말이 있지만 ‘엄마, 아빠’ 정도의 높임말 외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친구처럼 대화하거든요. 그렇다 보니 교수님과 대화하는 게 어렵기만 했죠.
엘 : 저는 이곳에 오기 전부터 스페인으로 유학 온 한국인 친구들이나 슈퍼마켓을 통해서 김치를 종종 먹어 처음 한국에 왔을 때도 낯설지 않았어요. 그리고 한국 친구들로부터 한국어를 조금씩 듣고 배워서 그런지 적응하는데 크게 어렵지도 않았죠. 다만 한국어를 완벽하게 하는 편이 아니다 보니 대형마트 같은 데를 가면 종업원과 대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을 겪어야 했어요. 특히 존댓말이 어려워서 교수님께 어떻게 말을 해야 할 지 몰랐고요. 아직도 때로는 한국어가 어렵다고 느껴질 때가 많아요.

Q : 좋아하는 한국의 ‘이것’은?
무 : 처음엔 매운 음식, 비린 음식 등 모든 한국 음식이 낯설고 입에 맞지도 않아 ‘이걸 도대체 어떻게 먹지’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회나 순댓국은 물론 막걸리, 소주까지 가리는 것 없이 다 잘 먹어요. 매운 음식도 지금은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됐고요. 하지만 가장 맛있는 음식은 역시 ‘삼겹살에 소주’죠. 특히 춘천 명동의 짚불에서 먹었던 삼겹살의 맛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최고의 맛이었어요. 음식뿐만 아니라 윗사람을 존중히 대하는 것도 좋고 사물놀이, 한복과 같이 한국의 전통적인 것도 관심이 많아요. 그래서 지금은 중앙동아리 중 먹메에서 활동 중이죠.
엘 : 한국인들의 친절함이 좋아요. 스페인과 달리 한국에서는 지나가는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면 다른 사람에게 물어가면서까지 꼭 알려주더라고요. 그리고 쇼핑할 곳도 많고 인사동, 강남이 있는 서울을 좋아하고요, 음식 중에선 소고기 김밥을 제일 맛있어요. 서툴긴 하지만 김밥을 만들 줄도 알죠. 하지만 제일 재미있고 좋은 건 한국말을 배우는 거예요. 한국어는 유독 어려운 편이긴 하지만 배우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배우는 재미도 쏠쏠해요.

Q : 앞으로 하고 싶은 것은?
무 : 계속 한국에 대해 공부할 거예요. 다음 학기엔 휴학해서 좀 더 한국어를 공부하고 졸업 후엔 대학원까지 다닐 계획도 있어요.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지금까지 경험해 본 사물놀이, 한복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하게 한국의 전통문화를 접해보고 싶어요. 더불어 터키에서 신문이랑 텔레비전을 통해 봤던 제주도도 꼭 가볼 거예요. 그리고 아직 꿈이 많지만 특히 하고 싶은 건 터키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하거나 한국에서 있는 다국적 기업에 취직하는 거예요.
엘 : 제가 좋아하는 한국어 공부를 계속할 거예요. 가보고 싶은 곳도 많은데, 영주의 부석사와 사람들이 친절하다는 전주로 여행가고 설악산 등반도 해보고 싶어요. 특히, 영주. 늘 불국사와 같은 절을 보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했고 평소에도 신축기숙사 밑에 내려가면 있는 삼운사에 틈틈이 산책하러 가곤 해요. 그리고 한국어 공부를 꾸준히 한 다음엔 한국에서 스페인어 선생님을 하거나 통역사를 하는 게 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