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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 듣는 음악] 모차르트! 그리고 불륜의 사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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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울적한 날에 거리를 걸어보고, 향기로운 칵테일에 취해도 보고, 한 편의 시가 있는 전시회장도 가고, 밤새도록 그리움에 편질 쓰고파.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그 음악을 내 귓가에 속삭여주며….” 마로니에의 ‘칵테일 사랑’의 가사 구절이다. 순수한 자기를 사랑해 줄 연인을 기다리는 마음의 노래인데 밝은 분위기의 가사와 멜로디가 아직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우리는 이 노래를 통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라는 곡을 알고 있다. ‘도대체 어떤 곡이기에 우리나라의 대중가요에까지 등장하는 것일까?’라고 한 번 정도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아마도 작사가는 모차르트 협주곡 21번 전체를 이야기한 것이 아니고 2악장만을 생각하고 작사했을 것이다.
모차르트 협주곡 21번의 2악장은 너무나도 유명하고 아름다운 선율이기에 들어본 사람이라면 ‘아~이 곡이구나’하고 깨우침의 감탄사를 외칠 것이다. 사실 우리에게 모차르트는 ‘음악의 신동’이라고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으며, 그는 엄마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도 영향력을 미치는 위대한 음악가다. 그의 음악은 너무나도 맑고 순수해 태교 음악의 선두주자로 이미 정평 나 있고, 모든 엄마들은 뱃속에 아이가 모차르트의 음악을 듣고 그처럼 천재가 되길 바란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음악이 모두 밝고 명랑한 것은 아니다. 그의 마지막 작품인 ‘레퀴엠’의 ‘라크리모사’를 들으면 땅끝까지 떨어지는 슬픔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의 작품은 극과 극을 오고 가는 표현을 하고 있다. 그러면 다시 모차르트 협주곡 21번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이 곡은 원래의 협주곡 21번이라는 제목보다 ‘엘비라 마디간’이라는 제목으로 더욱 유명하다. ‘엘비라 마디간’은 1967년에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웨덴 영화다. ‘한때 가장 아름다웠던 불륜’을 다룬 영화로 유명하고 여주인공 피아 데게르마르크의 청순하면서도 강렬한 인상과 배경음악으로 쓰인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이 너무나도 아름답게 표현돼 영화와 함께 이 곡도 유명해지게 됐다. 여기서 ‘엘비라 마디간’ 영화 내용을 잠깐 살펴보면 덴마크 서커스단에서 줄을 타는 엘비라는 스웨덴 순회공연 도중 군 장교인 식스틴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식스틴은 이미 아내와 두 자식이 있는 유부남이었지만 엘비라는 사회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식스틴을 사랑한다. 그러던 어느 날 식스틴이 시비 끝에 사람을 죽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정당방위였음에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까 두려워 식스틴은 엘비라와 함께 도망친다.
군대라는 조직과 전통적인 가족의 울타리를 깨고 사랑의 도피행을 택한 두 사람은 잠깐 사랑의 기쁨을 맛보게 되지만 결국 생활의 어려움과 사회적인 냉대에 좌절하고 만다. 먹을 것조차 떨어져 굶주리던 엘비라와 식스틴은 잔디밭에서 최후의 만찬을 함께 하고는 아름다웠던 그들의 사랑을 끝낸다. 사랑하는 여자에게 겨눈 총, 그러나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남자, 그때 그들 앞에 나타난 한 마리 나비, 여자는 나비를 쫓아다니다 양손에 나비를 담아 올리는 순간 화면은 멈춘다.
그리고 두 발의 총성… 영화 속에서 잔잔히 흐르는 이 음악은 식스틴과 엘비라의 불륜과 죽음이 죄가 아닌 아름다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35살과 21살의 사랑은 결국 비극으로 끝났지만 두 사람은 영화 덕분에 많은 사람에게 기억되는 한 쌍이 됐다. 불륜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임을 알지만 사랑을 위해 끝까지 갔던 두 사람의 진심과 용기를 기리며, 지금은 많은 사람이 그들이 죽음을 맞이한 자리에 만든 그들의 무덤을 많이 찾고 있다. 비록 영화는 못 봤더라도 영화 속 장면의 상상만으로도 이 곡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피아니스트가 녹음했지만 ‘게자 안다 Geza Anda’의 모차르트 협주곡 전곡 녹음이 제일 유명한 음반으로 알려졌다. 21번 2악장도 아름답지만 20번의 2악장도 영화 아마데우스의 엔딩곡으로 유명하다. 20번은 가장 아름다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불리는 곡이다.
/ 박병훈 (기초교육대ㆍ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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