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생활관(기숙사) 인터넷 속도에 대한 사생들의 불만이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금병재의 경우 인터넷에 문제가 있으면 관리실에 있는 명부를 작성하도록 돼 있지만 이는 사생들에게 효과 없는 약일뿐이었다. 금병재에 거주하는 이 씨는 “직접 관리실을 찾아가길 여러 차례 반복한 뒤에야 일주일 만에 불편사항을 처리해줬다”며 학생 민원에 둔감하게 대처하는 기숙사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다.

뿐만 아니라 우리 대학 커뮤니티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과 기숙사 홈페이지 신고게시판에 ‘인터넷’이라고 검색하면 ‘기숙사 인터넷이 너무 느리다’는 글이 눈에 띄지만 인터넷 속도는 개선되지 않은 채 요지부동이다. 이에 28대 사생위원장 상현석(청각ㆍ3년) 씨는 기숙사 인터넷 속도 개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현재 상 씨는 “이에 대해 회의할 계획은 있으나 전 사생위원단으로부터의 인수인계 및 동장 선거로 인해 경황도 없었고 불만이 이정도로 심각한지 몰랐다”며 “차근차근 공약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기숙사는 완공된 직후 지금까지 SK브로드밴드(SK)로부터 인터넷을 공급받고 있으며 KT를 쓰던 구기숙사 역시 올해부터 공급업체를 SK로 바꾼 상태다. SK가 내세운 조건은 사생 1인당 인터넷 회선을 100MB의 속도로 유지하는 것이다. 이로써 전보다 빠른 인터넷이 제공되고 있으나 예상 밖으로 사생들의 지적은 올해 들어 더 늘고 있다.

학생생활관 박강종 부관장은 “근래 며칠간 신고 게시판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지 못했음을 밝혔다. 박 부관장은 “학생들이 인터넷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지도 중요하다”며 “토렌트 다운로드 사이트, 게임 이용은 인터넷 속도를 저하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생들은 인터넷 서핑과 인터넷 강의 이용조차 원활하지 않자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신축 기숙사에 거주 중인 오수연(언론ㆍ2년) 씨는 “과제를 하기 위해 동영상 3개를 내려 받는데 4시간 이상 걸렸다”고 호소했다.

또한 “지난 7일 보안점검 이후 더 느려졌다”는 민원이 신고 게시판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게임이나 불법 다운로드 같은 유해사이트를 차단하는 보안 시스템을 설치한 작업으로 인터넷 속도저하현상과는 무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지난 13일 오후 7시부터 약 2시간동안 인터넷 점검이 이뤄졌다. 점검은 한 층씩 인터넷 공급을 중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속도저하 원인 파악에 주력한 작업이었다. 그 결과 사생이 없는 낮 시간대에도 인터넷 속도가 느리고 관내 시스템실의 CPU가 99.9%로 포화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디도스(DDos)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과 동일한 증상으로 한 대의 PC가 아닌 여러 층에서 같은 증세를 보였다.

SK 김부현 매니저은 “여러 사생의 컴퓨터에 설치된 악성코드가 동시에 디도스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를 치료하기 위해선 포맷을 해야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바이러스 검사로 사전에 예방해줘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점검한 결과는 16일 학교 측에 알릴 것으로 밝혔다.

한편, 구기숙사는 인터넷 공급 회선에 문제가 없으며 각 호실의 공유기 연결 상태가 불안전한 것이 원인이었다. 김 매니저는 “인터넷 사용에 문제가 있을 시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