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워지는 날 생각나는 음식하면 누구나 냉면이 떠오를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랑받는 냉면은 물냉면과 비빔냉면이 있다. 하지만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냉면이 있으니, 바로 ‘회냉면’이다. 회냉면은 ‘함흥냉면’이라고도 하며, 그 시초는 함경도 일대에 산출되는 질이 좋은 감자와 함흥지방의 바닷가에서 잡히는 신선한 가자미를 이용하여 맵게 비벼먹는 것에서부터 시작됐다. 요즘은 다양한 생선을 이용해 그 가짓수도 많이 늘어나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526호 맛집은 회냉면과 어울리지 않지만 온 가족의 보양식이며 저렴한 가격으로 서민의 식탁을 점령한 ‘갈비탕’과 ‘설렁탕’도 함께 소개하려 한다. 춘천에서 꽤 유명한 맛집 ‘봉의산 면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마음으로 조리하다-
춘천시청 앞에 위치한 ‘봉의산 면옥’은 제법 크고 깔끔한 외부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부를 들어서자 직장인과 학생들이 제법 많아 이곳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봉의산 면옥’은 음식의 맛도 유명하지만 인심 좋은 김익주(56)사장님도 제법 유명하다. 정기적으로 나눔 봉사활동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매달 70여명이 넘는 보육원의 아이들과 교사를 초청해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최고의 인기비결은 바로 맛. 이곳은 10여 가지의 음식을 판매하는데 그중에서도 ‘회냉면’, ‘갈비’, ‘설렁탕’이 인기 만점이다. 우리는 인기메뉴인 이 세 가지의 음식을 모두 주문했다.

 -맛과 서비스의 절정-
주문을 하자 각종 밑반찬과 주전자에 따뜻한 육수가 서비스로 나왔다. 육수의 맛은 살짝 짭조름한 맛이라 따로 소금으로 간을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공복으로 마시기엔 조금 짠 것 같아 아쉬웠다. 밑반찬으로 나온 겉절이 김치와 깍두기는 맵지도 짜지도 않고 깔끔한 맛이라 젓가락이 쉴 틈 없이 반찬을 향했다. 

곧이어 우리가 주문한 세 가지의 음식이 나왔다. 시원한 ‘회냉면’과 따뜻한 ‘갈비탕’과 ‘설렁탕’이 제법 큰 그릇과 뚝배기에 담겨 우리의 식탁에 올라왔다. 맛을 보기 전, 어마어마한 양에 필자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굳이 양을 표현하자면 일반 음식점의 곱빼기쯤 되는 양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처음으로 맛 본 음식은 바로 ‘회냉면’이다. 홍어회무침과 비빔냉면이 합쳐진 것 같은 그 모습은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일정도다. 첫맛은 홍어답게 매우 ‘톡’쏘는 맛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너무 빨갛고 홍어가 많이 들어가 굉장히 짜고 매워 보였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홍어의 비린맛이 나는 것도 아니다. 홍어라 믿을 수 없을 만큼 전혀 비리지 않았다. 조금 자극적이다 싶으면 처음에 주전자에 담겨 나온 육수를 넣어 먹자. 아마도 그 맛에 만족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곳의 ‘갈비탕’을 소개하려 한다. 이곳의 갈비탕은 고기와 야채 그리고 육수의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음식이라 표현하고 싶다. 주인의 인심을 보여주듯 푸짐한 갈비와 각종 야채들이 맛뿐만 아니라, 시각까지 자극한다. 적당하게 잘 익힌 갈비는 뼈와 잘 분리가 되고 육질이 연해 먹기도 편했다. 또 맑은 육수에 버섯의 향이 더해져 부담스럽지도 않고 느끼하지도 않아 좋았다. 다만 아쉬운 점을 뽑자면 후추향이 조금 강해 따로 후추를 첨가해 먹도록 하는 게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소개할 음식은 바로 ‘설렁탕’이다. 흰 육수와 얇게 썬 고기는 보통의 설렁탕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 설렁탕의 별미는 바로 육수. 진하지만 무겁지 않고 산뜻한 육수는 먹어도 질리지 않아 순식간에 다 비워낼 정도였다. 많은 사람들이 파를 넣어 먹는데 이 설렁탕에는 파를 넣지 않아도 절대 비리지 않고 깔끔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또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함께 먹으면 그 맛은 금상첨화. 개인적으로 필자는 갈비탕보다 설렁탕을 추천하고 싶다.

맛도 맛이지만 굉장히 민감한 부분은 서비스. 바로 친절함이다. ‘봉의산 면옥’은 여태껏 필자가 다녀온 수많은 맛집 중에 ‘최고의 친절한 맛집’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또 춘천소재의 대학생은 1인분에 1,000원씩 할인해준다. 등록금과 용돈벌이에 허덕이는 우리 대학생의 형편을 생각한 사장님의 깊은 뜻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