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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두배 즐기기] 즐거움이 가득한 곳, 송암 스포츠 타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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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위로 내리 쬐는 뜨거운 햇볕, 춘천에도 여름이 찾아왔다. 연일 무더운 날씨에 불쾌지수는 높아만 가고 과제 폭탄과 시험 준비에 우리들의 몸과 마음도 지쳐간다. 재충전이 필요한 시간. 하지만 클럽을 찾아 음주가무로 주말 밤을 지새우자니 다음 주가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기숙사에서 밀린 잠이나 자는 것도 우리 스타일은 아니다. 가볍게, 그러나 밀도 있게 한나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새롭게 단장한 ‘송암 스포츠 타운’을 한 번 찾아가 보자.
명동에서 올라탄 74번 버스가 시내를 벗어나 의암댐 방향으로 달렸다. 때 이른 무더위로 후덥지근했던 버스 안도 차창을 넘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금방 상쾌해졌다. 의암호를 따라 달린지 10여분, 허허벌판 저 멀리 아치형 구조물이 나타난다. 우리의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곳, 바로 ‘송암 스포츠 타운’이었다. 호반을 배경으로 드넓은 대지에 자리한 송암 스포츠 타운에는 어느 곳을 먼저 둘러봐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크게 보면 스포츠 타운과 레포츠 타운으로 나눠져 있는데, 스트레스를 풀기에 제격인 레포츠 타운은 2012년 춘천 월드레저대회 개막에 맞춰 최근 개장한 테마파크다. 아직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곳곳에 아기자기한 재미가 숨어있다.
먼저 입구에 자리 잡은 ‘미니 사격장’을 찾았다. 실탄 대신 페인트 탄을 쓰다 보니, 사격장의 긴장감은 없고 삼삼오오 몰려든 관광객으로 분위기는 시끌벅적했다. 가벼운 마음으로 30발을 사서 사격장에 들어섰지만, 5발을 연속으로 과녁에 맞추면 카트레이싱 무료 티켓을 준다는 말에 의욕이 급상승했다. 그러나 기대도 잠시, 페인트 탄들이 하나같이 과녁을 살짝살짝 빗나가자 말 그대로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아쉬웠지만, 실망도 잠시였다. 레포츠 타운의 본격적인 즐거움은 그때부터 시작이었으니까.
레포츠 타운 최고의 자랑거리 카트레이싱 경기장. 사격장을 나와 듣게 된 요란한 엔진소리에 이끌려 도착한 곳이었다. 넓이가 축구장 1.5배 정도에 이르는 카트레이싱 경기장은 이미 뜨거운 열기를 내뿜고 있었다. 흥분한 만큼이나 두려웠지만, 카트라이더에서 얻은 자신감으로 레이싱 도전을 결정했다. 안전요원의 교육을 받고 1인용 카트에 올라 출발 신호를 기다릴 때 긴장감은 절정에 다다랐다. 바로 앞의 카트가 출발하자 나도 액셀러레이터를 힘껏 밟았다. 자동차와 동일한 엔진을 탑재한 카트는 밖에서 지켜보던 것보다 훨씬 무서운 속도감을 내며 치고 나갔다. 온 몸에 전달되는 진동과 시속 60km를 넘나드는 스피드, 그 짜릿함에 아드레날린이 마구 분비되고 머리카락은 금세 쭈뼛쭈뼛해졌다. 짧고도 긴 15분간의 레이싱이 끝나자 맥이 탁 풀리고 등 뒤로 식은땀이 줄줄 흘렀지만 어느새 스트레스는 온데간데없었다. 잠시 휴식이 필요했다. 바로 옆 수상스키장 테라스에 앉아 의암호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맡기고 레이싱의 여운을 즐겼다. 그곳에서는 카누, 요트 등을 체험할 수도 있지만, 대여료가 만만찮다. 그저 바라보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나른한 몸을 일으켜 또 다른 즐거움을 찾아 나섰다. 카트 레이싱으로 인해 굳어진 몸을 풀어줄 수 있는 곳, 바로 의암 빙상장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국제 규격의 설비를 갖추고 있다. 스케이트를 신고 안전모도 단단히 고정시킨 후 새하얀 얼음판 위에 올라서자 서늘한 냉기가 온 몸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바깥은 무더위라도 아이스링크는 항상 영하권이다. 주위를 둘러보니 저마다 카디건이나 점퍼를 걸치고 있었다. 일단 아이스링크에 들어섰으니 추위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지만, 정작 스케이팅을 시작하자 추위보다 나를 더 괴롭힌 것은 엉덩방아였다. 꼬마들 앞에 체면을 구겨가며 연습하기를 20분. ‘피겨 여왕 김연아 만큼은 아니지만 빙판 이곳저곳을 어설프게라도 내달리고 있었다. 잠시나마 얼음 위를 유유자적하며 보내는 시간이 마냥 행복했다.
뜨거운 태양 아래, 그리고 한기가 올라오는 얼음판 위에서 스릴 만점의 레이싱과 스케이팅을 즐기면 한나절도 금방이다. 몸은 노곤하지만 석양에 금물결 치는 의암호만큼이나 마음의 여유도 넘쳐나게 된다. 즐거움이 가득한 송암 스포츠 타운에서 한 학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에너지를 재충전해보자.
/ 김건우(언론·4년), 고아라(언론·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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